발칙한 QT
아침에의 誘惑 본문
집에서 걸어나와
버스 정류장에 도착했습니다.
벤치에 앉았습니다.
8차로 맞은 편에
신록으로 우거진
작은 야산이 보입니다.
그리 맑지 않은
약간은 매캐한 듯한 공기가
코를 자극하였지만
그래도
아침의 그것은
싱그러웠습니다.
바람은 꼭 버틸만큼
아니
아직은 신선하다는 표현을 할 만큼
뜨거워지는 햇볕을 물리치며
산들산들 불어오고 있는
그런 아침이었습니다.
(그 날 아침은 아름다웠습니다 )
두 눈을 갸름히 뜨고
가슴 가득 숨을 들이시며
아침의 향취를 만끽하려는 순간
내 앞으로
갸녀린 여성이 서게 되었습니다.
그녀는
올 버스를 향하여
좌측으로 돌아서 있는 상태였습니다.
산이 받던
따사로운 그 햇살을
그녀의 볼이 받고
불어오던
싱그러운 아침의 바람은
그녀의 머리결이 받고
혼자서 느끼던
아침의 그 생기는
그녀의 실루엣이 받아
가로채는 듯 했습니다.
나의 눈은
맞은 편 산에서 벗어나
바로 앞에선
그녀의 자태로
곧 옮겨졌습니다.
미끈한 다리와
다소
갸냘픈 듯한 엉덩이와
뇌쇄적이진 않지만
S 자를 그리는 허리를 지나
하얀 색의 브라우스에 쌓인
순수한 느낌의 등의 선을 따라 올라가
바람에 날리는
그녀의 머리카락을 바라보았습니다.
짧은 순간이지만
내 가슴은
웬지
얼마전 부터 잊었던
열정이
스물거리며
내 속을 밀고 올라오는 것이
느껴졌습니다.
내 시선은
다시
옆으로 옮겨 갔습니다.
다소 마른 듯한 윤곽이
그대로 들어나 보이지만
그녀의 얼굴이 보입니다.
단아한 입술
진한 눈섭
오똑한 코
그리고
무엇보다 눈을 끄는 건
맑아 보이는 피부였습니다.
아니
실은 맑은 듯이 화장을 한
피부였습니다.
잠시
넋을 잃고
바라보았습니다.
가슴이 뛰기 시작합니다.
입 안에서
갈증이 느껴지는 듯 싶었습니다.
오랫동안 잊어왔던
젊을 때의 그 힘들었던 그것과 비슷했습니다.
비록 그때보다는 훨씬 덜 강렬하지만 말입니다.
아 !
아침의 싱그러움을 뚫고
불현듯 찾아온
이 정념의 정체가
무엇이란 말입니까?
가만히
가만히
내 속을 들여다 보았습니다.
조금은 달랐습니다.
여인의
그 맑고 흠없어 보이는
그 피부와
젊음의 라인에서
예전의 폭풍우치던 그 욕구와는 다른
어딘지 모를 잔잔한 끌림이 느껴졌습니다.
( 그렇다고 이리 수수하지만도 않했습니다. ^^* )
이전에는 그랬습니다.
아
소유하고 싶다.
그러나
이제는 그냥 이렇습니다.
아.
아름답다.
이전에는
육적인 끌림이었지만
지금은 조금은 다른 듯 했습니다.
불어오는 바람이 주는 그 상쾌한 유혹과도 같이
그녀의 젊음이 주는 싱그러움도
또한
잠시지만
유혹과도 같은 갈증이었습니다.
산이 주는 시원한 녹색의 생명력 처럼
그녀의 아름다움도
녹색으로 느껴졌습니다.
제가 그랬었습니다.
나오기 바로 전
약 40분 여의
깊은 묵상을 하고 나왔거든요.
그래서 인지요.
산이 주는 그것과
사람이 주는 그것의 감동도
똑같은 싱그러움으로
내 가슴을 살짝 흔들어 놓는 것 같았습니다.
주님이 만드신 모든 것은
참
아름다웠습니다.
진실로요.
그니의 피부를
곁눈질로
한참을 보았습니다.
버스가 왔습니다.
그녀는 갔습니다.
그렇지만
내 기쁨은 그대로 있었습니다.
눈을 들어
다시 산을 보았습니다.
신록이 참 푸르렀습니다.
뒤로 보이는 하늘도
참 맑았습니다.
내 마음도
그대로 있었습니다.
버스가 옵니다.
수첩을 집어 들었습니다.
열심히 빈 곳을 찾았습니다.
단 한장도 남아 있는 것이 없군요.
그래서
열심히
구석구석
빈곳에다 필을 휘둘렀습니다.
주님이 주신
이 평안함
이 느낌
잊기가 싫었습니다.
버스가 흔들립니다.
그래도 적었습니다.
( 주님은 誘惑 입니다. )
참 기쁩니다.
주님은
나에게
誘惑입니다.
새 수첩
하나 더 사야할 모양입니다.
주님이 주실 이 유혹을 적기 위해서 말입니다.
좋은 아침 입니다.
샬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