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칙한 Q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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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외여행

2-1-1 싱가폴 여행기 (펌)

주하인 2005. 9. 3. 16:10

싱가폴 나름대로 100배 즐기기(1) | 싱가폴  2004/04/05 12:18 
 
http://blog.naver.com/tprjawjd72/140001651191
출처카페 : 아이와 함께 여행을 / tprjawjd72님 


2003년 사스란 것이 동남아를 강타한 이후 동남아의 여행경기는 몰라보게 위축되

고 이로 인해 캐세이나 싱가폴 에어라인등에서는 무지 싼가격의 에어텔 패키지를

내놓기 시작했다.
이런 좋은 기회를 놓칠 수 없는 난 올해 들어서만도 벌써 2번이나 해외 여행을

다녀온지라
가정 경제에 쪼금 무리가 있기는 했지만 ‘이런 기회는 다신 안온다’라며 남편

과 나 자신을 설득하여 다시 한번 민재와 나만의 싱가폴 여행에 도전하기로 하였

다.
고마운 사스!!....??

“싱가폴 익스피어리언스”--399.000원 부터...
국적기로 싱가폴까지의 비행기 티켓값이 대략 50만원 전후인 것을 비교하면 무지

싼 가격이다. 며칠동안 호텔들을 연구하고 가격대비 에어텔 값을 비교하여 결정

한 호텔은 오차드 로드의 오차드 호텔이었고 거기까지 간 김에 빈탄에 아니 다녀

올 수가 없어서 빈탄 니와나
1박 그리고 팬퍼시픽 호텔을 3박 더 잡았다.
빈탄에서 이틀 있고 싶었지만 중간에 만날 사람이 있어 빈탄에서는 하루 밖에 못

있었는데
그게 좀 아쉽다.
하여튼 한국에서 Experience Singapore로 항공권과 오차드 호텔 2박(424.800*2),

니와나가든 1박(US$ 75), 팬 퍼시픽 호텔 3박(US$ 76*3)해서 싱가폴 트래블에

131만원 남짓을 지불하고 빈탄 페리를 인터넷으로 약 45000원 정도(어른 1, 아이

1) 카드로 지불하고 인터넷환전을 싱 달러 700$ 정도를 바꾸어서 총 190만원정도

의 경비를 예상하고 7박 8일의 총 여정에 들어갔다.


2003년 12월 9일(화)

인천공항출발(5시 45분)--창이공항도착--오차드호텔

집에서 3시쯤 출발하여 공항에 도착한 시간이 3시 50분쯤. 지하 1층에 위치한 우

리은행지점에서 인터넷으로 환전한 싱가폴 달러를 찾고 2층으로 올라가 티켓팅을

하고 여행자 보험까지 가입하고 나니 4시 30분이 되었다.
며칠 전 내게 메일이 하나 날아왔다. 우리은행에서...
인천 국제공항에 우리vip 라운지가 생겼다는.. 그러니 많이 이용해 달라는 메일

이었다. 마침 싱가폴 여행을 준비 중이어서 그때 바로 예약을 해 놓았던 터라 하

번 올라가 봤다.
우~~와~~!! 이건 우리 세 식구에게서 터져 나온 함성이다.
이제 40개월 된 우리 아들은 냉장고에 가득찬 음료수, 우유, 쁘티첼 등과 바에

진열된 온갖과자와 쿠키, 사탕, 쵸컬릿 등을 보고 울 남편은 대형 벽걸이 티비에

서 상영되고 있는 골프와 맥주, 와인 등을 보고, 난 인터넷이 가능한 컴퓨터와

럭셔리 한 소파를 보고 정말 감동했다. 남편은 이런 곳이 있다면 한 5시간 전에

와도 되겠다고 했고 난 이게 모두 내 덕분이라며 나 자신을 칭찬했다.
더 있고 싶었지만 비행기는 타야했기에 아쉬움을 두고 그곳을 떠나야했다. 물론

커피도 마시고, 쥬스도 먹고, 물도 하나 챙기고, 민재는 쵸컬릿도 몇 개 챙긴 채

로...
아들과 아버지의 눈물어린(?) 이별을 뒤로 한 채 나와 민재는 입국장으로 들어섰

다.
면세점을 잠시 기웃거린 후 우린 싱가폴 에어라인에 드디어 탑승했다.
워낙 좋은 소문만 많이 난 비행사라 무지 기대했는데 우리 국적기나 그다지 많이

다르지는 않았다. 전에 호주갈 때도 좌석 앞에 티비는 있었고 그나마 그땐 한국

영화가 나와서 좀 나았는데...하지만 그나마 “밥 빌더”란 우리 민재가 아주 좋

아하는 만화가 나와서 그걸 보여주는 통에 좀 편히 갈 수 있었다.
기내식은 난 치킨으로 민재는 미리 신청한 차일드 밀이 나왔는데 쵸컬릿, 젤리,

음료수등 아기자기 한 것이 꽤 먹을 만 했다.
어찌어찌 6시간 가까운 비행을 마치고 창이공항에 도착한 시간이 거의 12시가 다

되간다.
비행기에 내려 면세점들을 지나-외국은 내리는 곳에도 면세점이 있는데 왜 우린

없을까?-하여튼 타이거 맥주 파는 곳에서 남들 다 산다는 맥주를 사고 짐 찾는

곳으로 향했다.
이때 까지는 좋았는데 이번 여행의 첫 번째 꼬임이 드뎌 시작됐다.

비행기에 탈 때 짐을 부치면서 유모차는 더 쓰다가 비행기 입구에서 부쳤는데 우

리 국적기는 그 짐들도 같이 수하물 찾는 곳에서 한꺼번에 찾았는데 싱항공은 그

걸 승무원 들이 가지고 있다가 문 바로 앞에 내주는 모양이었다. 어쩌다 국내선

에서 그런 경우를 보았는데 싱가폴 에어라인도 그럴 줄이야.
그런 줄도 모르고 모든 승객들이 빠져 나간 수하물 수취대 근처를 황망히 바라보

던 우리를 보고 공항 직원이 우리에게 다가와서 자초자종을 물었다. 그러더니 무

전기로 뭐라뭐라 말하더니 10분정도 기다려 보고 안나오면 LOST를 신청하란다.
우씨~~ 나 서류에다 뭐 쓰고 그러는 거 싫어하는데..특히 영어로...
‘제발 나와라~~~’기도에 기도를 거듭했지만 끝내 유모차는 나오지 않았고 난

질질 끌려 그들의 사무실고 갔다.
“내 유모차는 이러이러하게 생겼다.”“난 어디어디에 머물꺼다-가져와라”“너

희는 뭐 빌려주는 거 없냐?” 대충 이런 대화를 나누고 졸려 죽을 것처럼 보이는

민재와 짐을 질질 끌고 스탑오버 카운터를 찾아갔다.
‘버스 꽁짜로 태워 준댔는데 벌써 가버렸으면 어쩌지??--아까 그말도 할걸 그랬

나? 담엔 영어공부 더 열심히 해야지... 우씨~~’ 속으로 궁시렁 거리며 스탑오

버 카운터에 도착하니 이미 시내로 들어가는 버스는 거의 출발하고 아랍스트릿과

차이나 타운을 가려는 버스만 남아있어서 겨우 그걸 얻어 탔다. 결국 버스는 외

곽을 빙빙들러 한시간이 지나서야 우릴 오차드 로드에 위치한 오차드 호텔에 내

려주었다. 맨 꼴지로...
호텔에 들어선 시간은 거의 2시 오늘은 그냥 자자....

2003년 12월 10일(수)

7시 반쯤 눈이 떠진다. 아~~잘 잤다.
호텔은 좀 낡긴 했어도 깨끗하고 규모도 꽤 컸다. 옆에 쇼핑몰이 같이 연결되어

있어서 그 쇼핑몰 안에 써브웨이나 토니로마스 등의 식당들도 있었다. 대충 씻고

1층에 위치한 식당에서 이미 가격에 포함된 아침 뷔페를 먹기 위해 방을 나섰다.
민재도 약간 흥분상태다. 얘는 너무 여행을 좋아한다. 여행이라기보다 하여튼 밖

에 나가는 걸 좋아한다. 일요일에도 집에 있어본 적이 없다.
근데 나의 두 번째 꼬임이 벌써 찾아왔다. 아 ~ 왜 시작부터 이럴까...
로비와 식당 등을 찍으러 디지털 카메라를 켜보니 LCD모니터가 먹통이다. 왜 그

럴까? 어제 창이공항에서도 잘 됐는데... 짜증난다.
이젠 카메라까지 날 못살게 굴다니...이번 여행은 시작부터 흥미진진이다.
하여튼 밥은 먹자. 로비로 내려가는 엘리베이터 앞에서 카메라를 때려도 보고 달

래도 봤지만 이놈이 날 무시한다.
어쭈구리~~어디 두고보자...
아침식사는 그런대로 괜찮았다. 연어도 있고 딤섬도 있고 밥과 국, 죽도 있었다.
민재는 씨리얼과 요플레, 밥 등으로 거한 식사를 하고 난 나대로 카메라와 싸우

며 식사를 마쳤다.
난 방에 돌아오자마자 도착해서도 안하던 국제전화를 민재아빠에게 걸었다. “이

대체 어찌된 일인지...??” 국제전화로 코치를 받으며 이것저것 눌러보았지만 이

놈의 카메라는 묵묵부답이다. 내가 지금 뭐하는 짓인가 이 비싼 국제전화로...

아~~ 정녕 포기해야하나...
민재아빠와 전화를 끊고 소니 대리점을 찾아보기로 했다.
마침 소니에서 스폰서 한 싱가폴 지도가 있어서 거기 소니 대리점이 상세히 표시

되어 있었다. 우리 호텔에서 가장 가까운 곳은 오차드 로드--싱가폴에서 오차드

로드는 압구정동 역부터 갤러리아를 지나 쭉 이어진 길 쯤인거 같다. 그냥 쭉 쇼

핑몰만 있다.--의 “위스마 아트리아”란 쇼핑몰에 있는 대리점이었다. 난 유모

차도 없이 민재를 데리고 그곳까지 갔다.
민재는 힘들다고 야단이다. 아! 정말 처량하다...
대리점에 겨우 도착하여 카메라를 보여주니 지들도 잘 모르는 갑다. 우선 맡기고

가란다.
그래서 “안된다. 난 여행 중이다. 지금 못 고치면 안된다.” 했더니 그럼 지들

도 모른단다.
어쩔 수 없지 뭐 그냥 나올 수 밖에... 이렇게 실랑이를 좀 하다가 나오니 민재

는 징징거리기 시작이다. 그도 그럴것이 유모차도 없이 더운 땡볕아래를 계속 걷

게 했으니..
안되겠다. 유모차부터 사야지... 그것부터 하나씩 해결해 보자.
난 얼른 택시를 집어타고 선택시티에 있다는 까프푸로 향했다.

 

선택시티는 가운데 부의 분수(첨엔 뭔가 했는데 FOUNTAIN OF WEALTH를 해석하니

이런 말이 되었던 거다.)를 빙 둘러 4개의 빌딩으로 구성된 우리나라의 코엑스

몰과 비슷한 분위기의 쇼핑몰인데 큰 전시장이 있고 4번째 빌딩 옆으로 까르푸

건물이 있었다. 첨엔 선택시티에 데려다 달라고 했다가 나중에 다시 까르푸에 가

자고 했는데 그래서 아저씨가 까르푸 앞에 내려줬기 망정이지 아니였으면 선택시

티에서 길을 잃고 이번 여행에 대해 좌절했을지도 모른다. 하여튼 까르푸에 들어

가 젤 싼 유모차 하나 사고 물과 쥬스, 막 신고다닐 7000원 쯤 하는 슬리퍼 하나

와 일화용 카메라 플래쉬 되는 거 2개를 사가지고 나오니 벌써 민재는 졸려서 맛

이 가고 있었다.
에라 모르겠다. 우선 호텔 들어가서 잠이나 자고 다시 생각하자-하고 택시를 타

고 다시 호텔로 들어와 보니 로비에 내 유모차가 있는게 아닌가. 이칼수가!!!-정

말 경악이다.
졸지에 유모차가 두개가 됐다. ㅠ.ㅠ
잠이나 자자....낮잠을 한숨 자고 일어나니 거의 2시가 다 되간다.
우선 좀 나가야될꺼 같다. 여기서만 계속 이러구 있을 수는 없으니까..
우선 내가 파악한 싱가폴은 이렇다.
우선 앞에 삼각형을 그리고 그 삼각형의 위 꼭지점이 동물원과 나이트 사파리,

밑변의 오른쪽 꼭지점이 공항과 페리터미널, 왼쪽 꼭지점이 주롱 새공원, 그리고

마지막으로 밑변의 중간 지점 정도가 시내(마리나, 오차드로드, 차이나타운 등등

...) 그 시내 바로 아래가센토사 섬이라고 보면 된다.
오전 내내 고생을 했던 우리 민재를 위해 포럼 쇼핑몰에 갔다. 포럼 쇼핑몰은 아

이들만을 위한 백화점이랄까? 아이들 옷부터 3층은 토이져러스가 위치해 이것 저

것 눌러보기 좋아하는 우리 민재가 가장 좋아하는 곳이었다. 게다가 토이져러스

에는 토마스 시리즈가 엄청 많아서 예상치 못한 지출이 너무 많았다. 대충 포럼

쇼핑몰을 둘러보고 나오니 이런!!!비가 온다. 너무하는거 아냐?? 가혹한 시련이

너무 많다.
오후에 동물원과 나이트 사파리를 가려고 했는데 비가 오다니...
12월이 우기인 줄은 알았지만 스콜 정도인 줄 알았는데 꼭 우리나라 장마같이 부

실부실 계속 온다. 이 동네 비는 거의 오후에는 어김없이 내렸는데 내가 떠나기

전날까지 계속 그랬다. 우린 처마밑으로 비를 피해가며 곧 그치겠지 하는 생각으

로 우선 오차드 MRT역으로 갔다. 가서 이지링크 카드를 사려는데 이걸 파는 아줌

마가 뭐라뭐라 열심히 설명이다.
나중에 알고보니 이지 링크 카드 제도가 바뀌어서 보증금이 $5이 아니고 $3불이

되었고 $2은 안돌려준다는 거다. 내가 뭐 그런게 다있냐고 따질 능력이 안되서

알았다고 하고 $15을 지불하고 카드를 샀다. 싱가폴의 지하철은 에스컬레이터가

참 잘 되어있다. 거의 계단이 없어서 유모차를 가지고 타기에도 거의 불편함은

없었고 환승역도 한자리에서 방향만 결정하여 거기로 가는 에스컬레이터만 타면

되기 때문에 갈아타기 위해서 이리 저리 뛰는 고생을 안 하여서 좋다. 하여튼 난

이지링크 카드로 지하철 요금을 내고-이 카드의 사용방법은 우리나라랑 똑같다.

버스나 지하철이나 그냥 이거 대는 자리에 대기만 하면 알아서 계산되고 남은 금

액이 표시된다. 물론 민재요금은 내가 그냥 알아서 제꼈다.-동물원으로 가기 위

해 앙모키오 역으로 향했다. 지하철로는 한 7~8정거장쯤 되는거 같았고 시간도

별로 걸리지는 않았다. 근데 도착해서 밖으로 나가보니 이제는 아예 폭우 수준이

다. 도저히 안되겠어서 민재에게 사정하다시피 하고 다시 오차드역으로 돌아왔다

.
아~~ 진짜 힘들다. 확 집에 가버릴까??
우린 오차드 역에서 연결된 니안시티에 가보기로 하고 그곳으로 가서 많이 들어

보던 다까시마야 백화점을 한번 둘러보고 지하에 있는 푸드코트에 늦은 점심겸

저녁을 하러 갔다.
4시가 넘어가는데도 불구하고 사람은 많았으며 자리잡기도 쉽지는 않았다. 그냥

우리나라백화점 푸드코트랑 비슷한데 의자와 테이블이 너무 조금밖에 없었다.우

린 일식집에서 계란과 치킨을 얹은 덮밥에 새우튀김이 들어있는 도시락과 그 옆

가게에서 black papper fish를 시켜 먹었는데 배도 고프고 해서인지 맛있게 먹었

다.
저녁을 먹고 호텔로 다시 들어와 좀 쉬니 다시 기운이 나는거 같았다.
호텔 로비에는 현지 투어를 진행하는 여행사 테이블이 있었는데 좀 편하게 여행

은 할 수 있겠지만 개인적으로 동물원이니 새공원이니 가는 것 보다 많이 비쌌다

.
우리는 밖에 비가 그친 것을 확인하고 다시 한번 나이트 사파리에 도전하기로 했

다.
난 도저히 오차드 역까지 또 못걸어 갈꺼 같아 아예 택시로 나이트 사파리에 가

려고 정말 큰맘을 먹고 택시를 탔는데 글쎄 이 택시기사가 길을 잘 모르는 눈치

다. 우째 이런일이...
하여튼 오늘은 정말 일이 안 풀린다. 난 그냥 오차드 역에 내려달라고 했는데 이

영감탱이가 썸머셋까지 가서 택시비를 $5이나 받아갔다. 우씨~~내가 아까 썬택갈

때 택시비가 $4.80이었는데...
어찌어찌하여 역에서 다시 전철을 타고 앙모키오를 다시 갔다. 앙모키오 역에서

138번 버스를 탔는데 동물원까지 거리가 꽤 된다. 만약 내가 담에 온다면 게다가

사람이 둘이상되면 꼭 택시탄다.
동물원 정류장은 이 버스의 종점으로 내리면 나이트사파리 입구와 동물원 입구가

한꺼번에 보인다. 난 싱가폴항공에서 준 할인쿠폰을 이용하여 입장료와 트램 표

를 사고 들어갔다.
난 그냥 트램타고 돌꺼다 결코 오늘은 다시 걷고 싶은 생각이 없다.
나이트 사파리의 입구는 사람이 많이 없어서 좀 으스스한 분위기였지만 오후에

비가 내린탓에 시원하고 조용했다. 화장실은 -나중에 동물원도 그랬지만 -아주

자연친화적으로 만들어져 있어서 인상깊었다. 사진이라도 한장 찍고 싶은 맘이

드는 유일한 화장실이다.
민재는 좀 무서워하는 눈치였지만-내가 호랑이가 바로 옆에 있을 꺼라고 했으

니...-트램을 타고 돌기 시작하자 워낙 교통수단을 좋아하는 아이라 금새 표정이

밝아졌다.
중간에 한번 내리는 곳이 있지만 우린 계속 타고 갔다. 너무 치열한 하루를 보냈

기에..
만약 여건이 허락된다면 한번 걸어서 움직여 보는 것도 좋을꺼 같았다. 밤이라

그리 덥지 않고 흔치 않은 경험이 될테니까...
다른 분들 후기에선 동물들이 늘어져 있어서 실망하셨다는 분들도 계셨는데 우리

가 갔을땐
동물들 상태가 아주 양호하여 어슬렁거리고 돌아다니고 작은 사슴들도 많이 나와

길에서 놀고 있어서 민재가 많이 신기해 했다.
한 1시간 정도 걸렸다 한바퀴를 돌고 나오니 푸드코트와 뷔페식당이 보였는데 아

~ 이게 그 별로 맛이 없다는 뷔페식당이구나 ... 푸드코트입구에는 사테(치킨이

나 소고기를 특이한 소스에 발라 구운 꼬치)를 구워파는 곳이 보여서 나중에 호

텔에서 면세점에서 공수한 타이거 맥주와 마시려고 한셋트 포장해 달랬다.
나이트 사파리에서 나오니 바로 택시가 보여 무조건 집어타고 호텔로 왔는데 20

분도 채 안걸린거 같다. 요금은 $11...너무 허무하다. 내가 오늘 앙모키오역를 2

번이나 가고 거기서 버스타고도 30분이 넘게 타고 들어왔는데...
이건 완전히 에버랜드 가려고 전철타고 성남가서 시외버스타고 용인 들어가서 용

인서 다시 일반버스타고 에버랜드 간 셈이다. 신촌가면 에버랜드 바로 가는 고속

버스 있느데...
하여간 호텔로 돌아와 사테와 맥주를 마시며 “민재야! 낼 부턴 잘해보자....”

하며 싱가폴에서의 둘째날 밤을 맞았다.


2003년 12월 11일(목)

어김없이 7시면 떠지는 눈. 난 여행가면 잠을 푹 자지 못한다. 옆에 민재가 있기

때문인지아님 자리가 바뀌어서 인지는 모르겠지만.. 민재는 그럼에도 잘 잔다. 8

시나 되서야 깬다.
일어나자마자 아침을 먹으러 갔다.
어제 먹은 사테와 맥주 때문에 그다지 배가 고프지는 않았지만 안 먹기 아까워서

그냥 갔다. 안 그래도 성인 2명분의 식사 값을 지불한 상태인데 밥은 성인 한명

밖에 안 먹어서 안그래도 억울한 참인데 그나마도 안 먹을 수는 없다. 담에 온다

면 조식 빼고 방값만 내고 오리라. 근처에 보니까 간단히 먹을 빵집들과 푸드센

터도 즐비하던데...
그나마 식당에 내려가 보니 어제와는 메뉴가 좀 바뀌어 있어서 다행이다.
미고렝 같은 볶음 국수도 있고 치킨 요리도 좀 있다. 잘 먹었다.
원래의 예정은 오전에 보타닉 가든을 산책하는 것이었는데 민재가 너무 늦장을

부리는 바람에 거기 갔다가는 빈탄가는 페리 시간에 늦을꺼 같다. 그냥 수영장에

서 수영이나 한판하기로 했다. 3층에 위치한 오차드 호텔의 수영장을 그런대로

괜찮았다. 무엇보다 여긴 수영장에 사람들이 별로 없어서 좋다. 한여름의 서울시

내 수영장은 거의 목욕탕 수준이다. 어찌나 바글거리는지... 민재같이 어린아이

는 치이기 일수 였는데 여기선 그럴 염려는 없다.
한 한시간 정도 수영을 하고 10시 반쯤 체크 아웃을 했다. 빈탄에 짐을 다 가지

고 가기가 뭐해서- 게다가 난 유모차가 2개가 아닌가! -유모차 한 개와 캐리어

하나를 벨보이에게 맡기고 짐표를 받아들고 택시를 탔다. 하루이상은 안 봐줄까

봐 걱정했는데 내일 온다는 대도 괜찮다고 한다. 무지 고맙다.
타나메라 페리터미널은 거의 버스터미널과 흡사했다. 자기가 가는 곳의 티켓을

파는 곳에 가서 표를 끊고 짐을 부치고 기다리다 타라면 타면 된다. 단 인도네시

아로의 입국이기 때문에 다시 한번 출입국 신고서를 써야 하지만 나처럼 인터넷

으로 배표를 끊은 사람은 내가 이미 살 때 입력했던 정보들로 출입국 신고서를

미라 다 작성해서 주기 때문에 싸인 등 몇 가지만 하면 되서 아주 편했다. 난 여

기서 인쇄해간 페리 예약증을 보여주고 티켓과 이미 작성된 출입국 신고서를 받

았다. 간단히 출국심사를 마치고 선착장으로 들어가 간다히 마련된 코피티암(내

가 보기엔 푸드코트 체인점 같은 거로 보인다.-여기 저기 많다.)에서 치킨라이스

(밥 위에 닭백숙 같은 거 얹어줌)를 하나 포장해서 시간을 기다리다 배에 올랐다

.
페리는 거의 우리나라 한강 유람선 수준이었고-거의 비슷함- 에어콘을 너무 틀어

나서 난 너무 추웠다. 아이들은 떠들고 뛰어다니고 좀 시끄러운 유람선 분위기다

.
그 와중에도 민재는 잘도 잔다. 배 탄다고 그리 좋아하더니만 타자마자 자다

니...
한 시간 정도의 시간이 걸렸다. 빈탄 페리터미널에 도착하니 다시 한번 진행되는

입국수속.
졸지에 2개국 여행이 되어버렸다. 빈탄 터미널에는 각 리조트에서 셔틀버스 태워

가려고 나온 리조트 직원들이 시끄럽게 자기 리조트 이름을 외치고 있었다. 난

니와나가든 리조트 팻말 앞에서 바우쳐를 보여주고 버스를 기다렸다.
기다리다보니 번쩍 뜨이는 간판--폴로!!! 아 저게 그 말로만 듣던 무지 싸다는

폴로인가??
한번 가보자. 가서보니 30~50%세일을 하고 있는데 워낙 정상가격도 싸서 50%세일

하는 티셔츠는 싱가폴$15 전후이다. 그럼....10000원???
진짜 맞나?
하여튼 정신없이 몇 개를 고르다 뒤가 썰렁해서 보니 앗! 사람들이 다 없어졌다.
우씨~~ 어쩌지? 다행히 니와나 가든에 가는 사람이 많아서 몇몇 못 탄 사람을 위

해 버스가 한번 더 온단다. 휴~~ 다행이다. 내가 왜 이러지?? 정신 차리자.
더운 땡볕에서 한 15분 정도 기다렸더니 버스가 온다.
니와나 가든은 니와나 가든이라는 호텔과 마양사리, 인드라마야라는 풀빌라로 이

루어진 꽤 큰 리조트이다. 괌이나 사이판의 pic처럼 워터파크 같지는 않지만 나

름대로 조용히 쉬고 아이들은 아이들대로 즐겁게 놀수 있는 분위기다.
니와나 가든에 도착하자 기분이 무지 좋아졌다. 난 이런 곳을 좋아하나 부다.
이제부턴 여행이 잘 풀릴꺼 같은 예감이 든다. 우하하하~~~
내가 빈탄에 도착한시간은 12시 30분쯤...
근데 체크인을 하러가니 3시부터 들어갈 수 있단다. 이럴수가!!
뭐 하는 수 없지..우선 리조트안을 둘러보기로 했다 로비는 큰 편은 아니였지만

안에 커다란 체스판과 당구대, 오락실, 기년품 점등이 있었고 우리처럼 체크인을

기다리는 사람과 체크아웃을 하고 페리 시간을 기다리는 사람들로 좀 어수선한

분위기였다. 난 우선 페리 리컨펌을 부탁하기 위해 로비에 있는 페리 전담 데스

크(?)로 갔다. 조그만 테이블에 직원이 2명 있는데 가서 내 인터넷 예약한 인쇄

물을 보여주니 조그마한 번호표를 주면서 내일 10까지 여기로 오면 표를 주겠다

며 내 예약증을 가져가 버린다. 아니 이것들이!!!
조금 의심스러웠지만 조목조목 따질 능역이 안 되서 그냥 알았다고 했다.
그 맞은 편에는 해양 스포츠나 켈롱 레스토랑 예약을 받는 데스크가 있었는데 거

기에 골프장에서나 볼 수 있는 전동카트-일명 버기-를 대여해 준다고 한다.
전부터 한번 타보고 싶었고 안 그래도 시간이 남는데 리조트 한바퀴나 돌아보자

싶어 물었더니 30분에 $20인데(여기서도 다 싱가폴 달러 쓴다.)운전면허증이 있

어야 된단다.
아니 여행가면서 내가 왜 우리나라 운전면허증을 챙기냐고... 누가 일부러 가지

고 가라는 것도 아니고... 열받는다. 나 운전 잘하는데...민재는 집에 가서 가져

오란다. 얘는 한술 더 뜨네... 하여튼 어찌어찌 민재를 포기시키고 나니 그래도

1시 반이다.
에라 모르겠다 수영장이나 나가보자. 우선 짐을 프론트에 맡기고 민재 수영복과

수건 하나를 간단히 챙기고 아까 샀던 치킨라이스 도시락을 들고 수영장으로 갔

다.
수영장은 싱가폴 만큼은 아니지만 그래도 한산했고 아주 낮은 수영장이 있어 아

이만 들여보내서 놀기에도 위험하지 않았다. 난 썬베드에 앉아서 치킨라이스를

먹고 민재는 수영을 했다. 민재는 너무 좋아서 어쩔 줄을 모르고 난 한가로이 앉

아 수영장과 연결된 수평선을 바라보니 어제의 끔찍했던 일들이 다 용서되는 거

같았다.
놀다보니 3시.
체크인을 하러갔다. 방은 2층의 씨뷰였다. 하하하~~거봐 내가 잘 풀릴꺼 같다고

그랬지?
전망도 좋고 방도 바닥이 타일로 깔려있어서 맘에 들었다. 카펫이 깔려있는 방은

왠지 진드기들이 있을꺼 같아서...
방은 아담하고 깨끗했다 별 군더더기 없이...
우린 다시 수영복을 갈아입고 수영장으로 나갔다. 실컷 수영하고 바닷가 나가서

해먹에도 누워보고 고동같은 것도 잡아보고... 좀 서해안 갯벌 같아 바다에 들어

가고 싶은 생각은 안든다. 한 6시까지 놀다가 들어왔다. 민재는 욕조에 물을 받

아놓고 또 수영을 한단다.
저녁을 어찌할까하다가 리조트 안에 별로 먹을 게 없다는 소리를 들은 터여서 미

리 가져간 햇반과 참치, 김, 사발면으로 대충 때우기로 했다. 전자렌지없이 햇반

데우는 거 무지 힘들다. 뜨거운 물에 한 30분은 담가놓아야 되는거 같다. 계속

물도 뜨거운 걸로 갈아줘야 한다. 하여튼 힘들다. 기다리다 라면은 불었다. 그래

도 민재는 잘 먹어줬고 식사를 마친 우리는 산책을 나섰다.
로비에 가보니 공짜인 줄 알았던 당구대는 돈을 넣어야 공이 나온다. 별 웃기는

게 다 있다.
돈 넣어야 되는 당구대는 첨 본다. 민재는 전자오락기 좀 만져보고 난 남들 당구

치는거 좀 구경하다 수영장 쪽으로 나왔더니 풀사이드 레스토랑이 있었다.
대충 가격을 보니 앗!! 얼마 안 비싸다. 여기서 사먹을껄... 스팀보트도 있고...
이왕 먹은거 어쩔 수 없지. 내가 대체 왜 햇반하고 라면을 들고와서 그걸 먹으려

고 이토록 애를 쓰며 고생을 하는지... 라면도 까르푸에 깔렸고 밥도 아무데서나

먹을 수 있는데...
담에는 이런거 안들고 다니리라...다짐하며 빈탄에서의 잠을 청했다.

2003년 12월 12일(금)

아침이다.
바닷가 전망이라 바다를 보며 맞는 아침이 상쾌하다. 어젯밤에는 소나기 같은게

내려 밤새 또 걱정 했는데 아침이 되니 말짱하다.
로비 1층에 마련된 식당으로 아침 뷔페를 먹으러 갔다. ‘한솔교육’에서 무슨

연수를 왔는지 식당이 시끌벅적이다. 여기저기서 한국말이 들린다. 니와나에 한

국 사람이 유난히 많다더니만...
식사는 썩 화려하지는 않았지만 먹을 만 했다. 치킨커리가 나와서 그것도 좀 맛

봤다.
싱가폴에 머무는 동안 아침식사 때마다 과일을 무지 기대했는데 수박, 메론, 자

몽 등으로 날 실망시켰다. 아 !팬 퍼시픽에서 드래곤 후르츠란게 나왔는데 맛은

그저 그랬다.
우린 점심을 대비하여 바나나 하나 패스츄리 2개의 반출에 성공했다. 변명하자면

점심시간이 애매해서 어쩔 수 없었다.
우린 짐을 대충 정리하고 수영장에 한번 더 나가기로 했다. 여길 그냥 떠나면 무

지 아쉬울 꺼 같다. 한 한 시간 정도 수영을 하고 10시가 다 되어가길래-페리 표

받기로 한 시간-짐을 들고 나와서 수영장 근처에 있는 아이들 놀이방에서 좀 쉬

었다가 로비로 가서 티켓을 받았다. 이번에도 또 출입국 신고서가 작성되어 있었

다. 진짜 편하다.
10시 20분쯤 출발하는 셔틀 버스를 타고 빈탄 페리터미널로 이동했다.
12시 배라 좀 기다려야 했지만 그 안에 있는 코딱지만한 면세점을 구경하느라 시

간은 잘 갔다.
빈탄 터미널에 도착하니-민재는 또 배에 오르자마자 잔다. 진짜 웃기는 애다.-싱

가폴 시간으로 두시가 다 되간다. 시차가 한시간이 있어서 한시간이 날아가 버렸

다.
오늘 2시에 동생을 팬 퍼시픽 호텔 로비에서 만나기로 했다.
동생부부는 발리로 신혼여행을 다녀오다가 싱가폴에 어제 도착하여 하루를 스탑

오버 하는 중이다. 오늘 11시 45분 출발 비행기라 잠시 만나서 놀기로 했다.
배가 좀 늦게 도착하는 통에 시간에 약간 차질이 생겼다. 2시까지는 호텔에 갈

수 있을 줄 알았는데 배에서 내린 시간이 2시라니...
우선 급한 마음에 택시타는 곳으로 뛰었다.
앗!!! 택시 타려고 서있는 사람이 어림잠아 15명은 되는 거 같은데 택시는 절대

안 들어온다. 꼭 급하면 사고를 친다.
맘이 급해져 택시를 도저히 못 기다리겠다.
다시 페리터미널로 들어가 콜택시가 있나 알아봤더니 어떤 쪼그만 할아버지가 바

로 콜 불러주는데 $35달란다. 쫌 비싸지만(내가 오차드에서 여기까지 $11에 왔는

데....) 바쁘니가 그러마 했다. 근데 이 할아버지가 그때부터 택시를 수소문 하

는데 이 택시오는데 15분 걸리고... 원래 택시줄은 점점 줄어 내 앞에 있던 사람

도 결국 택시타고 가버렸다. 우~앙~~~
너무하는거 아냐?? 내가 막 뭐라했다. “너무 오래 기다린다. 나 더 이상 못 기

다린다.” 이 할아버지는 꼼짝도 안하고 길에서 택시만 기다리고 있다.
절대 타나메라 페리 터미널에서 콜 부르지 마시길....
하여튼 어찌어찌 도착한 봉고 비슷한 택시를 타고 팬 퍼시픽에 도착한게 거의 2

시 40분.
동생랑 제부가 나와 기다린다.
힘들게 도착한 날 보자마자-내가 저희들 땜에 거금 $35이 든지 아는지 모르는

지...-센토사에 가잔다. 휴~~~
막 결혼한 신혼부부들의 요청을 거부할 수 없는 난 우선 체크인부터 하고 센토사

에 가기로 했다. 오차드에 있는 내 짐들아 쫌만 더 기다려라.
체크인 하고 들어간 방은 무지 좋았다. 그동안 거쳐 온 호텔들 중에 젤 맘에 든

다.
22층이라고 해서 스위트룸인줄 알았는데 그건 아닌 거 같다. 엘리베이터에 스위

트룸들이 있는 층이라고 했는데...하지만 세면대로 따로 화장실 밖에 2개나 있고

침대헤드도 고급스럽고 책상도 있고... 하여튼 좋다.
짐만 우선 내려놓고 택시로 faber산으로 향했다. 금요일이라 그런지 택시가 쉽게

잡히진 않았고 그래서 동생부부는 싱가폴 택시잡기가 하늘에 별따기인줄 안다.

지금도...
하여튼 파버산에서 센토사로 들어가는 케이블카를 탔는데 여긴 정말 썰렁하다.
거의 케이블카의 중간 기착지인 하버프론트의 월드트레이드 센터에서 타나보다.

하버프론트에는 지하철이가니까...
하지만 파버산에서 타면 케이블카는 훨씬 오래 탄다. 중간에 월드 트레이드 센터

에 서기는 하지만 안 내리고 있으면 센토사까지 간다 .케이블카 이용료를 사면

센토사 입장료가 포함되어있는데 $2이다. 이건 버스나 택시로 센토사에 가도 무

조건 입장을 하면 내는 돈이다.
하지만 모노레일과 버스 등을 탈 수 있으니 그리 아깝지는 않다.
센토사에 도착하여 근처에서 늦은 점심을 피자와 콜라로 해결했다.
센토사는 섬 여기저기에 볼거리를 마련해놨는데 그 위치나 가는 방법을 파악하기

가 그리 쉽게 설명되어 있자 않아 첨에는 좀 헷갈렸다.
모노레일은 한 방향으로만 도니까 최단거리를 찾아야 했고 버스 노선도 그 조그

만 섬에 버스가 4 노선이나 돌아다녀 무지 복잡한 듯 보였다.
하지만 우린 시간이 별로 없어-동생부부가 일찍 나가서 저녁도 먹고 짐도 찾아

공항으로 가야하므로-언더워터월드와 돌핀라군만 가보기로 했다. 흑흑흑~ 분수쇼

도 못 보고....내참 다시 올 수도 없고...
먼저 모노레일을 타고 언더워터월드에 갔는데 63빌딩수족관, 괌의 워터월드, 시

드니의 아쿠아리움에 이은 또 한번의 수족관이다. 왜 이리 수족관은 열심히 다니

는지... 아이때문이겠지.
다 비슷비슷했지만-개인적으로는 시드니가 젤 맘에 든다. 크기도 젤 크고 신기한

것도 많다.- 마침 그때가 물고기 밥 주는 시간이어서 나름대로 재미있었다.
나와보니 거의 돌핀라군 시간이 되어간다. 버스로도 갈 수 있었겠지만 방향이 헷

갈려서 그냥 좀 돌기는 해도 한번 센토사 둘러보는 셈 치고 모노레일을 탔다. 가

는 길에 센토사 해변을 둘러갔는데 해변은 진짜 별로다 물에는 정말 들어가고 싶

지 않고 모래사장에서 그냥 노는 정도만 할만 할꺼 같다. 중간에 비치트레인이란

것도 보였는데 시간상 타볼 수는 없었다. 이뻐보였는데...
근데.... 또....비가오기 시작이다. 게으름피우다-수족관 나와서 괜히 시간 많다

고 중간에 식당에 앉아 좀 놀다 왔거든-돌핀라군 시간에 늦게 생겼다. 언더워터

월드 표에 돌핀라군이 포함되어있어서 기를 쓰고라도 봐야 한다. 근데 왜 같이

안붙어 있는거야...
게다가 모노레일 역에서 돌핀라군 하는데까지 진짜 멀다.-모르겠다. 비 맞으면서

걸으니까 무지 멀게 느껴진다. 버스는 바로 앞에 서든데... 하여튼 비를 부실부

실 맞으며 거의 뛰다시피도착한 돌핀라군 쇼장에는 벌써 앉을 자리가 없다. 모래

사장을 낀 바닷가를 막아놓고 하는데 비 맞은 샌들로 모래사장을 걸으니 가관이

다. 코리아 아줌마 정신으로 짐만 올려놓은 의자의 짐을 다 치우게 만들고 겨우

몇 자리 만들어서 천막 안에 앉았다.

쑈는 나름대로 볼만했지만 내의 몰골은 그다지 우아하지 않았다. 돌핀라군이 끝

나자 사람들이 모두 우르르 몰려서, 게다가 비까지 오는 관계로 모두 버스 정류

장으로 모였다. 정말 사람 많다. 한줄은 노란 버스, 한줄은 빨간 버스 오는 줄이

라고 해서 대충섰는데 저 멀리 보이는 차가 빨간 버스들 뿐이다. 근데 난 노란줄

에 있었으니 잽싸게 새치기를 했다. 옆의 빨간줄로... 우씨~~근데 버스 색깔만

빨간색이고 앞에 RED, YELLOW라고 써있다.
괜히 새치기했다. 도저히 케이블카타고 뭐타고 못가겠다. 우선 아무 버스나 타고

버스기사에게 택시 어디서 타면 좋으냐고 했더니 어디서 내리란다. 기사가 내리

란 곳에 내려서 기다리니 가뭄에 콩나듯 택시가 보인다. 이게 택시가 들어와야

나가는 걸 잡든지 말든지 할텐데 누가 이 비 오는 6시에 택시타고 여길 들어오겠

는가. 비까지 오니 더 음산해 보인다.
얼마간 기다리니 겨우 한대가 나타난다. 우선 오차드 호텔의 내 짐도 찾아야 겠

고 동생이 코카의 스팀보트도 먹어야겠다고 해서 오차드 로드로 갔다.
잠시 포럼 쇼핑몰에 들러 민재선물도 하나 사줘서 민재만 신났다. 벌써 토마스만

열 몇 개를 샀다. 지독한 녀석...
비오는 오차드 거릴 겨우 걸어 니안시티 4층에 위치한 코카에 갔더니 1시간 반을

기다리란다. 그 옆의 식당도 마찬가지다. 금요일이라서 더 그런건지는 모르겠다.
도저히 안되겠어서 지하 푸드코트로 갔더니 거기도 다를 바 없다. 사람이 밀려다

닌다.
잠시 동생만 푸드코트 옆에 있는 콜드스테이지라는 대형 마트에 가서 칠리소스랑

카야잼만 몇 개사고 서둘러 나왔다.
비행기시간은 다가오고 너무 당황스럽다. 오차드로드는 완전 주말 오후 명동거리

다. 걷기조차 힘들다. 우선 내 짐부터 찾으러 오차드 호텔로 가는데 호텔로 들어

가는 쇼핑센터 입구에 스팀보트 하는 데가 있던 거 같아 그곳으로 정했다. 마오

쩌뚱의 집이란 곳이었는데 그곳도 사람은 많았지만 그래도 자리는 하나 있었다.

종업원들은 중군 공산당 복장을 하고 있었으며 나중에 보니 일하는 것도 좀 어리

버리해 보였다. 스팀보트 뷔페였는데 새우에 고기에 맛도 있고 재미도 있었다.

거의 샤브샤브다.
가격은 그리싸지 않았는데 3명 먹고-아이는 3살이라고 우겼다-타이거 맥주 1병

해서 서비스차지 포함해서 $106나왔다. 내가 냈다. ㅠ.ㅠ 이 돈은 내가 싱가폴에

있는 동안 먹은 모든 식비를 합한 돈보다 많다.
식사를 마치고 호텔로 가서 짐을 찾아 나는 호텔로 동생은 그들이 묵었던 스위스

호텔 스템포드로 가서 짐을 찾아 공항으로 향했다.
힘든 하루였다. 하루가 진짜 길다. 그 와중에도 민재는 토마스 기차만 보면 흣뭇

해한다.
애는 애다. 그래서 아예 다행이다.


2003년 12월 13일(토)

커튼 사이로 들어오는 강한 햇살에 눈이 떠진다.
안락한 침대에서 잤더니 기분이 좋다. 민재는 아직 자고 있지만 난 할 일이 많다

.
아주 중요한 일...

<잠깐 부연설명을 하자면 싱가폴 에어라인에는 두가지의 프로모션이 있다. 하나

는 익스피어리언스, 즉 에어텔이고 하나느 싱가폴을 중간 기착지로 하는 싱가폴

에어라인 고객을 위한 스탑오버 패키지 이다. 여기에는 동물원 등의 입장료 할인

이나 쇼핑몰 할인권 등의 혜택이 주어지는데 이게 무시 못한다. 근데 내가 첨에

이해가 안갔던 건 왜 스탑오버 패키지에 더 많은 할인권 및 공짜 입장권이 있느

냐는 것이다. 스탑오버에는 3대 동물원(동물원, 나이트 사파리, 주롱새 공원)의

무료 입장권, 리버보트 무료탑승권, 자잘한 박물관의 무료입장권, 센토사 케이블

카 할인권등 이루 헤아릴 수 없는 쿠폰을 준다. 홉-온 버스라고 우리나라 시티투

어버스 비스므레하게 싱가폴 에어라인에서 운영하는 버스도 공짜다.
난 이해가 잘 안갔다. 아니 왜 싱가폴 놀러오는 사람들에게 저걸 줘야지 잠깐 지

나가는 사람에게 한 50 가지에 가까운 쿠폰이라니...--지나보니 이해간다.
스탑오버하는 사람들은 그거 한 2장 쓰면 많이 쓰는 거다. 절대 다 못쓴다. 줘도

별 소용없는거다. 근데 싱가폴에 놀러온 사람들은 아마 기를 쓰고 쓸꺼다.
하지만 조건은 있다. 스탑오버 하는 날짜에 써야 한다는 것.... 그렇다면 어제인

12일에만 쓸 수 있다. 거기에 날짜가 표시되어 있거나 아님 스탑오버 중이라는

증명을 해주는 카드를 같이 제시해야 한다.>

아침부터 해야 했던 나의 이 중요한 일이란 동생이 내방에 버리고 간 이 쿠폰들

을 추리는 일...우하하하~~~
이 제도를 허술하게 관리만 해준다면 한 $50이상은 아끼겠다.
들키면 좀 (?)팔린 짓이긴 하지만 그럼 몰랐다고 해야지... 한국말로 아니 일본

말로 대충 지껄여볼까? 하지만 일본말은 ‘아리가또’ 밖에 모른다. 아 ‘스미마

셍’이라고 해야겠다.
뭐 별의별 쿠폰이 다 있다. 하지만 난 ‘뮤지엄’ 이랑은 잘 안 친하니까 다 제

끼고 겨우 동물원, 주롱새공원, 덕투어 30%할인, 리버보트 무료승선, 트라이쇼

50%할인권 이렇게 몇장만 챙겼다. 하하하~~~
민재를 깨웠다. 아침 먹으러 가자고...이놈은 아무데서나 무지 잘 잔다. 다 내

복이다.
새로운 호텔에서의 조식이라 기대를 했건만 별로다. 딤섬이 들어간 상하이식 누

들이라나 쫌 라면 같은거 있고 안에 닭고기가 들어간 찐빵같은 거 있고 과일 중

에 드래곤 후르츠란게 있었는데 좀 밍밍했다.
대충 먹고 나오니 호텔이 대충 어떻게 생겼는지 이제야 보인다.
팬퍼시픽은 37층의 고층이라면 고층인 호텔인데 우리나라 제주 하야트처럼 가운

데가 뻥 뚤리고 삼각형으로 복도를 만들어 쌓아 올라간 형태의 호텔이다. 즉 각

층에 복도에서 보면 1층 중앙 로비가 보이지만 어지럼증이 있는 사람은 삼가해

주길 바란다.
22층까지는 그냥 호텔이고 23층부터는 장기투숙자를 위한 콘도 같았다. 식사는 3

층에 있는 서머하우스란 곳에서 먹었는데 나중에 보니까 여기 스팀보트도 먹을

만 한거 같았다.(어디 책에서 잠깐 봤는데 무지 반가왔다. 그리고 2층의 후문 비

슷한 게 있는데 여기로 나가서 직진하면 선택시티로 이어지고 나가자마자 오른쪽

으로 돌면 밀레니아 워크라는 쇼핑몰로 또 연결되고, 나와서 바로 오른쪽에 나있

는 문으로 들어가면 마리나 스퀘어라는 시청역까지 연결되는 무지 큰 쇼핑몰로

들어갈 수 있다. 비 한방울도 안 맞고 시청주변 왠만한 곳은 다 갈 수 있다. 시

청 역까지 그리 가깝지는 않지만...
대충 지리가 파악되었으니 이제 출동이다.
우선 선택시티로 가서 덕투어를 하기로 했다. 전에 어떤 분이 덕투어는 미리 예

약을 하라고 하셔서, 게다가 오늘은 토요일이니 일찌감치 나갔다.
아까 말한 후문으로 나가면 바로 선택시티의 컨벤션 센터이다. 다행히 덕투어는

컨벤션센터에서 4개의 빌딩으로 이루어진 선택시티로 들어가는 입구에 위치해 있

어서 아주 쉬지는 않았지만 많이 헤메지 않고 찾을 수 있었다. 10시쯤 도착을 했

었는데 11시 30분 것이 가장 빠르단다. 알았다 하고 한껏 쫄아서 30% 쿠폰을 보

여주었더니....음하하~~~날짜 확인 안하고 바로 할인해준다. (나의 이런 전례로

다른 사람들에게 이방법이 소문나까 무지 두렵지만 그냥 후기가 쓴다.--절대 tip

아님) 표를 챙기고 여행내내 나를 짜증나게 만들던 일회용 카메라가 다 떨어져

까르푸로 갔다. 디카로 물들어있던 나의 손가락은 무지 자주 셔터를 눌러대고 찍

고 나서는 잘 찍었는지 확인할 길 또한 막연하고...이래서 문명의 이기가 무섭다

.
난 왠만하면 길을 잘 외운다. 하지만 처음 접해보는 선택시티는 날 너무 당황시

킨다. 호텔의 우리 방이 정면으로 선택시티를 향하고 있어 대충 건물위치는 파악

이 되었는데 딱 건물 안으로 들어가면 동서남북이 완전히 헷갈린다. 우리나라 시

청주변 지하도 같다. 한 일주일 돌아다니면 알 꺼 같은데.... 거기서 일하는 애

들도 어디가 어디냐고 물어보면 잘 모른다.
그래서 생각해낸 나만의 방법은 우선 지하로 내려가는 거다 선택시티 4개의 빌딩

은 가운데 부의 분수를 주위로 빙 돌아가며 지은 건물이기 때문에 우선 지하의

부의 분수를 포인트로 잡아 돌다가 내가 원하는 건물로 들어가 다시 1층으로 올

라가면 된다. 난 집에 오는 날까지 선택에서는 이런 식으로 다녔다. 그래서 아직

도 맨 끝인 컨벤션센터에서 또 맨 끝인 까르푸까지 1층으로는 어떻게 가는지 모

른다.
어찌 되었든 간에 까르푸에 가서 필름 코너에 갔는데 첫날은 당황되서 보이지도

안더니만 오늘은 코닥에서 파는 싸구려 카메라가 보인다. $30(약 21000원 정도)

쯤 하는데 플래쉬도 되고 필름도 갈아 끼울 수 있어서 첫날 샀었으면 많은 돈을

절약 했겠다.
혹시 갑자기 카메라에 문제 생기신 분들은 괜히 일회용 사서 짐 늘리지 마시고

큰 마트에서 이런거 찾아보시길... 필름 몇 개와 생수 작은거 2통을 사서 나왔다

. 이 동네 호텔에서는 쥬스도 주고 커피도 주면서 물은 사먹어야 된다. 우리나라

는 백화점마다 가면 생수기가 각 층마다 있어서 물먹기는 진짜 편한데...
지금도 생각나는 건 까르푸에는 생필품이 2층에다 있는데-우리나라 월드컵 몰 까

르푸랑 아주 흡사하다.-2층으로 가기위한 무빙워크가 과일 파는 곳을 지나야 해

서 그곳을 갈 때 마다 두리안 냄새때문에 코를 싸매야 했던 것이다.
쇼핑을 마치고 나와 보니 그래도 시간이 좀 남는다. 마침 앞에 커피 빈이 있다.

오랜만에 파는 커피한번 먹어보자 싶어 커피 빈의 아이스 카푸치노를 먹었다,

$4.10. 별로 비싸지는 않다. 여기 가보니 주전자에 찬물이 좀 있다. 첨 보는 공

짜 물이다.
어느덧 시간이 되어 덕투어 장소로 갔다. 사람들이 모여 들었다. 간단히 비행기

에서 보여주는 거 비슷한 안전용 홍보비디오를 잠시 시청하고 수륙 양용차에 올

랐다. 배는 골드코스트에서 타봤던 것 보다는 아주 작았다. 안내원(?)은 아시아

에서는 자기들이 최초라고 무지 자랑한다. 오리배를 탄다고 아침부터 무지 흥분

하던 민재는 차가 출발하기가 무섭게 또 잔다.
정말 너무한다. 이게 얼만데...
한 1시간에 걸친 드라이브 및 싱가폴 강 유람은 그런대로 괜찮다. 차가 싱가폴

강에 빠질때 물이 좀 많이 튀는데도 민재는 아랑곳 하지 않는다. 꿋꿋하다.
내 앞에 앉아있던 비즈니스로 왔다던 한국아저씨는 배 주위로 붙여놓은 크리스마

스 장식에서 빠진 초록색 물감에 흰색 외이셔츠를 다 버렸다. 앗! 나도 조심해야

지...
덕투어가 끝나자 민재가 일어난다. 그냥 사진이나 한 장 찍었다.
덕투어에 음료수가 포함되어 있다더니 그게 바로 생수다.생수를 하나씩 나눠준다

.
우씨~~나 아까 생수 2통이나 샀는데.... 이제 생수 4통이 되었다. 무겁다.....
원래는 선택시티 지하에 있는 내가 본 중에 가장 컸던 그리고 가장 싱가폴스러웠

던 푸드코트에서 점심을 먹으려고 했는데 아침을 많이 먹은 관계로 그냥 새공원

으로 향하기로 했다.

우선 시청역으로 이동을 했다. 시청역은 환승역이라 지하철 타기는 좋다. 첨에는

갈아타는 곳이라 무지 복잡할꺼 같아서 무지 쫄았는데 방향만 잘 잡아서 타면 별

거 아니다.
새공원과 가까운 곳은 분레이역이다. 이 동네 유원지(?)는 전철이 한번에 안 간

다. 과천 서울랜드나 어린이 대공원은 진짜 편한거다. 분레이 역에서는 251번과

194번 버스가 가는데 분레이 역을 나오면 꼭 시골 버스터미널 같은게 떡하니 나

와 자기가 탈 버스의 번호 앞에 서있으면 그 버스가 온다. 여기저기 안 물어봐도

되서 그건 편하다.
진짜 시골터미널의 느낌을 주는건 그 옆에 형성되어 있는 노점상과 시장 같은거

다. 한쪽으로는 군것질 간식거리를 팔고 있고 그 안으로는 거저줘도 못입을 듯한

옷들을 팔고 있으며 한쪽으로는 과일리어카 노점 같은 사람들이 사람을 호객하는

데 여기 또한 두리안을 팔고 있어서 냄새가 장난이 아니다. 점심을 못 먹은 우린

거기서 군것질이라도 할까 하다가 올스타 버드쇼 시간이 다 되어 몇 가지만 포장

을 했다.
내가 산 것은 샤오마이라는 딤섬 꼬치, 후라이드치킨 꼬치(닭 날개를 튀여 꼬치

에 꿰어놓은 것), 프라운 볼이라는 오뎅 꼬치와 바나나 한 무더기를 샀다. 각 $1

정도씩 총 $4들었다. 난 이미 251번 버스가 이층버스라는 말을 들어왔는 지라 무

조건 251버스 정류장 앞으로 갔다. 그곳에는 이미 총각 하나가 서 있었는데 나중

에 이놈이 버스 안에서 내가 지 헤어진 여자친구를 닮았네, 지가 맛사지를 잘하

네 어쩌네 하며 수작을 걸어 머나먼 타국에서 무서워 죽는 줄 알았다.
주롱새 공원은 앙모키오역에서 동물원 가는 버스와는 달리 종점이 아닌 중간 지

점에 위치하고 있어서 버스 내릴 곳을 미리 알아두어야 한다. 버스 기사에게 물

어보든지 아님 맨 앞에서 이정표를 뚫어지게 보든지... 버스로는 얼마 안 간다.
오랜만에 이층버스 타고 기분 좀 내려고 했는데 이상한 놈 만나 기분만 망쳤다.
이번에도 스탑오버 무료입장 쿠폰을 시도해 보기로 했다. 조심스레 쿠폰을 내미

니...
음하하~~~무사통과다. 이럴 때일수록 당당하게 행동해야 된다.
올스타 버드쇼 시간(3시)이 거의 다 되어가는 관계로 트램표는 나중에 구입하고

원형쇼장으로 가야하는데 막 도착한 내가 어찌 이곳 지리를 알겠는가? 당황하고

있던 차에 멀리서 들리는 천상의 목소리...
“**투어 여러분! 새쇼 하는 곳은 이곳입니다. 끝나고 4시까지 모여주세요.”
아싸~~ 무조건 따라갔다. 도착해서 자리를 잡고 보니 한국사람 무지 많다. 다 어

디서 짠하고 나타났지??
올스타 버드쇼는 볼만했다. 특히 관객들을 참여시키는 프로그램이 많았는데 혹시

다시 갈 기회가 되면 무조건 손부터 들고 봐야겠다. 새가 콜라쿠폰도 가져다주고

훌라우프도 들고 있으면 통과도 하고 좋은 추억이 될 꺼 같다. 쇼는 40분정도 진

행됐고 끝나고 나니 새가 사진 찍을 사람은 남으란다. 난 내 카메라로 찍을 수

있는 줄 알고 아래로 내려갔더니 내 팔에 새를 올려놓고 지들이 사진 찍어주고

$10받는 거란다. 그냥 가자하니 민재가 무조건 찍고 간단다. 그럼 너 혼자 하라

고 들여보내니 민재는 너무 작아 못한다고 나더러도 들어오란다. 지금 생각해도

소름이 끼친다. 무서워 죽겠는데 안 무서운 척 하느라 입만 웃고 있어 $10주고

찍은 그 사진은 어색하기가 이를 데 없다. 사진은 한시간 후에 찾으러 오란다.
우린 다시 입구로 이동하여 트램 타는 곳으로 갔다. 트램은 꼭 모노레일같은 거

였는데 안에 한국어 방송 버튼을 누르면 한국어로 설명해준다. 근데 여러명이 한

꺼번에 타서 한국어를 용감하게 누르기란 많은 용기(?)가 필요하다. 트램은 가장

높은 곳에 있는 인공 폭포를 중심으로 입구에서 한번 올라가는 것과 거기서 다시

내려오는 것, 이렇게 두번을 탑승할 수 있게 되어있는데 이걸 여러번 반복할 수

는 없다. (트램표를 여러번 사면 가능하다.)
트램을 탈땐 왼쪽 편에 앉는 것이 새는 더 잘 보이는 거 같았다. 대부분의 사람

들이 폭포근처에서 내렸는데 우린 너무 피곤하여 그냥 그 트램타고 바로 내려왔

다. 공짜로 들어가서 더 대충보고 나온거 같기는 하다.
트램 내리는 곳에 펭귄관이 있어 거기 한번 들어가보고 그 옆에 병아리 부화시키

는 것 보여주는 데가 있어 그거 잠깐 보고 나오는데 입구에 있는 기념품점에서

싱가폴에어라인 승무원들이 입고 있는 바틱 투피스를 왕 세일한다고 써놓은 것에

속아 괜히 하나 샀다. $29에...
나중에 차이나 타운에서 $19까지 봤다. 흑흑흑...
버스정류장에 낑낑거리고 도착해보니-기억하는가 생수통 4개 들고 다니고 있는

사실을..-
아차! 새랑 찍은 사진을 안 찾아왔다. 하는수 없지 뭐.. 다시 가는 수 밖에...
다시 버스타거 전철타고 시티홀에 내려 마리나스퀘어를 지나 호텔에 도착하고 나

니 밖에 나가 밥 사먹을 여력이 없다. 그냥 남은 햇반, 사발면, 김, 참치나 처치

하자 싶어 저녁을 때웠다. 밥먹고 샤워하고 좀 쉬다보니 슬슬 또 나가고 싶어진

다. 게다가 오늘은 비도 안오는데...
난 시청역에서 마리나 스퀘어를 지나 호텔로 오던길에 ‘우측으로 돌면 에스플러

네이드’라고 써 있던 것이 생각나 내친 김에 공짜 리버보트나 타보자 싶어 다시

출동했다.
마리나 스퀘어를 통해 간 에스플러네이드의 야경은 정말 아름다웠다. 에스플러네

이드뿐 아니라 저 멀리 보이는 멀라이언과 플러톤 호텔의 야경은 환상 그 자체였

다.
내가 본 싱가폴의 가장 아름다운 장면을 꼽으라면 단연 마리나 베이의 야경이라

하겠다.
에스플러네이드와 그 주변 거리는 식당들과 기념품점 들로 화려하게 조명을 반짝

이고 있었고 시원한 강변을 따라 산책하는 기분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에이~

햇반 괜히 먹었다.
이렇게 산책만 하고 있을 수는 없다. 리버보트를 타야한다.
리버보트 선착장을 찾아 가서 또 무료승선쿠폰을 들이미니 엄청 반긴다. 도 제대

로 검사 안한다. 우리나라 같았으면 신분증까지 까라고 했을텐데...
하여튼 공짜로 타니 무지 좋다. 리버보트는 에스플러네이드를 출발하여 보트키,

클라크키까지 갔다가 다시 보트키로 와서 머라이언과 플러톤호텔로 해서 다시 에

스플러네이드로 오는 코스인데 한 30분정도 걸리는 거 같았다. 야경이 홍콩만큼

화려하지는 않았지만 아기자기하게 나름대로 볼만했다. 강바람이 시원하기도 하

고....
오늘은 정말 공짜쿠폰 잘 이용하며 다닌 보람찬 날이다. 기쁘다...

 

2003년 12월 14일(일)

오늘은 동물원에 가는 날이다.
어제의 공짜쿠폰 무사통과로 한껏 고무되어 갈까 말까 하던 동물원에 가보기로

했다.
이미 동물원에 관한 안 좋은 추억이 있기는 하지만(정준하버전)-전에 한번 갔다

가 비 때문에 되돌아온...-다시 한번 도전해 보기로 했다.
이번에는 선택시티를 통해 전철역으로 이동했다. 왜냐하면 마리나 스퀘어는 10시

가 넘어야 문을 열기 때문에... MRT역에 도착하여 전과 다름없이 이지링크 카드

를 내미는데 이게 날 거부한다. 아니~~이것이?? 왜이러지???
알고 보니 충전한 돈을 다 써서란다. 내가 이렇게 뽈뽈거리고 다녔나? 남들은 남

은 돈도 돌려받느다고 하더구만.. 어찌됐든 $10을 다시 충전하고 벌써 세 번째

방문이 앙모키오 역으로 향했다. 여기서 다시 버스로 동물원으로 이동하였더니

벌써 코끼리쇼를 할 시간이 다가온다.
슬픈 소식 한 가지는 여기선 공짜쿠폰의 유효기간에 무지 집착하는 매표소 아줌

마의 예리한 눈에 걸려 공짜입장은 하지 못했다. 진짜 이 동물원하고는 궁합이

안 맞는다. 그냥 갈까 하다가 여기까지 온 게 아까워 입장을 했다.
일요일이라 사람들이 많았다. 코끼리쇼장이 좀 멀어 우선 트램을 타고 이동하며

동물들을 대충보고 코끼리를 보러 가기로 했다. 만약 동물원 정도는 여력이 된다

면 트램 없이 걸어서 구경해도 좋을 듯 싶다. 워낙 철책이 없고 가까이 동물들이

있어서 관람하기도 좋고 사진찍기도 잘 되어있어서, 게다가 언덕도 아니고... 트

램(트램이라기 보다는 서울랜드의 코끼리 열차 같은거)보다 도보로 움직이는게

훨씬 나을꺼 같다.
트램은 4번의 승차를 할 수 있도록 티켓이 되어있는데 4개의 정류장에서 한번씩

승차가 가능하다. 만약 자기가 2~3번 구간을 걷는다 할지라도 돌려주지는 않는다

. 난 아까워서 다 탔다. 우선 2번 정류장에 내려서 코끼리쇼를 봤다. 2번 정류장

부근에는 동물(코끼리, 뱀 등)들과 사진을 찍을 수 있는 곳이 있고 코끼리를 한

번 타 볼 수 있는 곳도 있었는데 오후에 비가 오는 바람에 아무것도 못했다.
2번 정류장에서 3번 정류장 방향으로 좀 걷다보면 코끼리쇼장이 나오는데 꼭 내

가 태국의 어느 시골에 온듯했다. 관람석은 짚으로 만든 원두막 같은 것이 6개가

있었는데 난 좀 비껴보이는 곳에 앉았다가 민재에게 잘 안 보인다고 엄청 구박

받았다. ㅠ.ㅠ
무조건 정면으로 보이는 곳에 앉아야 잘 보이기도 하고 나중에 코끼리한테 밥도

한번 줘볼수 있다. 한 30분 정도 진행되는 쇼를 보았는데 잘 안보여서 난 좀 재

미없었다. 그냥 코끼리가 통나무 한번 끌고 사람 한번 앉히고 베개 베고 한번 누

워보고 그러더니 끝났다.
허탈~~... 여기도 여전히 짠~~하고 나타나 한국관광객 천지!!!
나와서 그냥 3번 정류장으로 갈까 하다가 트램표를 그냥 버릴 수는 없다는 생각

에 다시 2번 정류장으로 갔다. 2번 정류장에 도착하니.... 애개~~~애가 또 잔다.
어쩌랴 조금이라도 재워야지...여행중에는 체력이 젤 중요한데 괜히 아프기라도

하면 나만 손해다.
2번 정류장앞에는 포레스프 페어라는 식당이 하나있고 그 옆에 인도음식과 패스

트푸드, 타이음식을 파는 푸드코트가 있다. 난 여기에 유모차를 세워서 애를 좀

재우고 난 식사를 했다.
인도 음식을 맛보고 싶어 인도음식 주는 줄에 서기는 했는데 도대체 어찌 시켜야

할지 난감하여 옆 사람 주문하는 거 보고 분위기 파악하느라 좀 힘들었다.
남들처럼 카레 하나 시키고 ‘난’이라는 인도식 빵 하나와 음료수를 시켜 난을

카레에 찍어먹었는데 빵이 고소해서 그런대로 별미였다.
밥을 먹다보니 또 소나기라 퍼붓는다. 그나마 식당 안에 있었던 것이 다행이랄까

여기저기서 사람들이 뛰어 들어온다. 식당 안은 벌써 만원이다.
한 15분을 퍼붓더니 잠시 비가 그친다. 난 한시간쯤 잔 민재를 깨워 얼른 마저

둘러보고 가기위해 다시 트램을 타고 입구로 돌아왔다. 트램타고 돌면 나이트 사

파리든 동물원이든 새공원이든 1시간 안에 끝낼 수 있다. 진짜 시간 없으신 분들

...
오늘은 일요일..클락키에서 선데이 마켓이 열린다는 정보를 입수해놓고 있던 차

이다.
동물원을 나와 앙모키오에서 도비곳으로 여기서 보라색선을 타고 클락키 역으로

이동했다.
여러분들이 주의를 준 대로 빠르긴 하지만 무지 힘들다는 마의 90계단을 피해 엘

리베이터가 있는 클락키 뒤편으로 나왔다. 건물 하나를 돌아가야 하긴 했지만...
소나기가 내린 후의 클락키는 한산했다. 난 사람들이 무척 붐빌 것으로 생각했는

데 오후나 되야 그리되나 보다. 난 리드 다리를 건너 중앙 광장쪽으로 펼쳐진 벼

룩 시장을 구경했다.
난 이런게 재미있다. 진짜 싱가폴의 문화를 보는 거 같다. 자잘한 악세서리부터

가방, 한 10년은 입었던 거 같은 옷가지들까지 다 들고 나왔다. 그 와중에 민재

는 어떤 어린아이가 아빠와 들고 나온 몬스터 주식회사에 나온 캐릭터들을 만들

어 논 손바닥만한 인형을 발견하고 사달라고 했다. 얼마냐 물어보니 총 7개의 인

형이 각각 $2씩 이란다. 도둑놈들~~
안 산다 했더니 다 합해서 $8에 주겠단다. 그것도 비싸 보였지만 민재의 간절한

눈빛을 내치지 못해 그냥 사주었다. 난 선물용으로 이쁘게 포장되어 있는 아로마

향과 초를 조금 샀다.
주변을 이리저리 들러보며 뉴 오타니 호텔이 있는 리앙코트까지 걸어왔더니 대충

다 본거 같다. 힘들어 택시타고 호텔로 귀환했다....
대충 씻고 눈에 가시처럼 걸리던 뜬금없이 사게 되었던 유모차나 환불받자 싶어

까르푸로 나섰다. 거사일은 일부러 복잡한 일요일로 잡았다.
입구에 있는 서비스 데스크로 가서 “환불받고 싶다” “한번도 안 썼다(진짜 까

르푸에서 택시타러 가는 한 2M정도 그것도 실내에서 밖에 안 썼다.-이 말은 안했

다)” 왜 환불하냐기에 “유모차 잃어버린줄 알았다가 다시 찾아서 진짜 한번도

안썼다.”라고 주저리 주저리 버벅대다 결구 돈 받아왔다. 우하하하~~~ $40벌었

다. 돈도 돈이지만 짐이 줄어 기쁘다.
저녁시간이 되어 밀레니아 워크에 있던 깨끗한 푸드코트, 이름하야 “푸드 정션

”으로 가서 ‘포피아’라는 안에 무우 데쳐 놓은 것과 다른 야채 몇 가지를 넣

은 밀쌈 비슷한 것과 플랙페퍼친킨을 시켜먹고 ‘아이스까장’이라는 진짜 불량

식품같이 생긴 색소 뿌린 빙수를 먹었다.
아이스크림이나 얼음은 무지 좋아하던 민재도 아이스까장의 색소맛은 이상한지

몇 번 먹다 말아서 거의 다 버리다시피 했다.
식사를 마치고 미리 점찍어놨던 마리나 스퀘어에서 하는 “balloon show"를 보러

갔다.
어느 회사의 스폰서로 하는 거 같았는데 중앙 로비에서 작은 무대를 만들어 놓고

풍선을 이용해 소품을 만들어가며 하는 아이들용 연극 공연이 7시에 있었다.
민재는 말은 못 알아듣지만 등장인물이나 풍선들이 재미있었는지 넋을 빼고 보았

다.
풍선쇼가 끝나자마자 우린 또 선택시티의 지하로 이동하여 부의 분수(FOUNTAIN

OF WEALTH)쇼를 보러 갔다. 분수로 스크린 같은걸 만들어 거기에 레이저를 쏘아

서 글자나 그림을 보여주는데 그 레이저 쇼에 직접 자막을 입력할 수 있는 기계

도 설치되어 있지만 워낙 사람이 많아 난 포기했다. 한 30분 정도 구경하다가 도

통 끝날 생각을 안해서 나온 김에 장이나 보자 싶어 까르푸가서 카야잼과 칠리소

스, 삼발 블라찬 소스 등 몇 개와 한국에는 볼 수 없었던 인스턴트 밀크티 1회용

포장이 보여 그걸 사서 호텔로 돌아오는데 분수쇼는 여전히 하고 있었다. 무지

오래하나보다.

 

2003년 12월 15일(월)

싱가폴에서의 마지막 날이다.
호텔에서 마지막 식사를 하고 카운터에 가서 late check out을 부탁했다.
뭐 ‘원래는 안되지만 제가 특별히 해드리지요.’라며 생색을 내는 직원에게 ”

탱큐“를 연발해 주며 방으로 돌아왔다.
오늘은 아껴두었던 홉-온버스를 타고 차이나타운, 아랍스트릿, 리틀 인디아를 돌

기로 했다.
선택시티 앞에서 출발하는 버스에 스탑오버카드를 조심스럽게 내미니 흔쾌히 올

라타란다.
무사통과다. 원래 스탑오버하는 사람 말고 싱가폴 에어라인을 그냥 이용하는 사

람은 $3을 내야한다. 기껏해야 $3이지만 그래도 기분이 좋다.
아침인데도 꽤 많은 사람들이 탄다. 주로 서양인들이다. 우린 차이나타운에 내렸

다. 바로 스리암만 사원 입구였는데 들어가려 했더니 신발, 양말 다 벗으라고 해

서 그냥 나왔다. 거기서 사우스브릿지 로드를 따라 맥스웰 로드까지 가는데 아침

이라 그런지 문을 안 연 가게가 더 많은거 같다.
다충 그 주위를 둘러보다가 차이나 헤리티지센터 옆의 기념품 가게(무조건 3개에

$10인데 종류는 이근방에서 가장 다양한거 같다.)에서 냉장고 자석 몇 개 사고

또 좀 걷다가 정말 너무 더워서 그냥 택시타고 호텔로 돌아왔다.
비가 안 오니까 너무너무 덥다. 비가 올때는 비가 와서 싫었는데 안 오니까 만약

계속 비가 안 왔으면 더위 먹었을 수도 있겠다 싶은 생각이 든다.
우린 수영장으로 향했다. 이 좋은 호텔에서 수영장 안 들어갔다 가면 얼마나 아

까우랴 싶어 부랴부랴 수영장으로 갔다. 수영장을 무지 컸지만 중간이후부터는

높이가 2m가 넘어가서 근처에는 가볼 수도 없었다. 민재는 튜브를 타고 한껏 신

이 났다. 완전히 물 만난 고기다. 나올 생각도 안한다.
난 좀 쉬다 수영하다를 반복하며 싱가폴에서의 기억들을 정리했다.
점심으로는 아침에 식당에서 (몰래) 가져온 쵸코머핀 하나와 요플레 하나로 대충

때우고 실컷 수영을 한 후 방으로 돌아와 샤워를 하고 민재와 잠시 오수를 즐겼

다.
체크아웃 미뤄놓으니 무지 좋군....
잠에서 깨니 2시 30분... 얼른 방이나 빼줘야겠다.
체크아웃을 마치고 짐까지 맡겨놓고 아까 못 가본 아랍스트릿이나 가봐야 겠다.
홉-온 버스를 타고 갈까 하다가 너무 돌아가는 거 같아서 전철로 부기스 역으로

이동했다.
부기스 역을 빠져나오는 동서남북이 엄청 헷갈린다. 내가 이상한건지 지도가 이

상한건지...
한참 걷다보니 부기스 재래시장이 나오는데 여기가 야시장이 열린다는 그곳인가

보다.
두리안을 엄청 많이 팔고 있었는데 한쪽 테이블에 '세계로 간다 동남아편‘을 들

고 두리안을맛있게 먹고 있던 대학생들이 보였다. 신기하다.
날은 덥고 그다지 눈에 들어오는 건 없고 한참을 걷다보니 술탄모스크가 보인다.

사진이나 하나 얼른 찍고 래플즈 병원 한번 보고 또 걷다보니 무슨 시외버스정류

장 같은 것이 보이는데 이게 바로 조호바루 갈 때 버스타는 곳인가 보다. 진짜

후졌다.
리틀 인디아로 이동하려고 보니 이 더위에 거리가 만만치 않을 꺼 같다.
로커로드의 심림스퀘어 앞에서 오는 버스마다 리틀인디아 가냐고 물어 버스를 탔

는데 한정거장 가서 내렸더니 이번에 다시 거꾸로 좀 올라가야 한다. 휴~~힘들다

. 마지막날 이게 왜 고생이냐... 그냥 홉-온버스나 타고 시원하게 한바퀴 돌

껄...
우여곡절끝에 도착한 리틀인디아 아케이드는 ‘나를 두 번 죽이는 일’이었다.
난 큰 쇼핑몰쯤 되는 줄 알았는데 동네 어귀 시장처럼 단층의 영세 가게들이 모

여있는 곳이었다. 글쎄 리틀인디아나 아랍스트릿은 인도나 아랍에 대한 각별한

애정이나 음식, 물건들에 큰 관심이 있지 않다면 무지 실망스러운 곳이 될 수도

있을 꺼 같다. 아님 내가 너무 여행의 말미에 이곳을 들러서 더 피곤했는지도 모

르지만...
하여튼 리틀인디아에서 전철을 타고 클락키로 가려던 나의 계획은 그냥 호텔쪽으

로 돌아가자는 것으로 급히 변경되어 리틀인디아의 홉-온 정류장에서 버스를 타

고 선택시티로 이동했다. 어차피 호텔은 못 가니까 그냥 선택시티에서 땀이나 식

히고 밥이나 먹자 하고 3층으로 갔더니 스카이 가든이라는 레스토랑들이 모여있

는 곳이 있고 그 옆으로 문이 하나 있어 나가보니 자그마한 놀이터가 있어 민재

를 좀 놀게 하고 난 좀 쉬었다.
첨엔 푸드코트를 갈까 하다가 더 이상 걷기도 싫어지고 해서 그냥 스카이 가든의

‘툭툭’이라는 태국음식점에서 칠리 랍스터와 후라이드 라이스, 굴소스로 볶은

소고기를 먹고-무슨 최후의 만찬 같다.-짐을 찾기 위해 호텔로 다시 갔다.
호텔에서 짐을 찾아 긴팔 옷으로 갈아입고 지하철 타고 공항에 갈까하다가 갑자

기 나타난 창이공항 간다는 36번 일반 버스를 보고 얼른 올라타 한 30분 정도 걸

려 공항에 도착했다.
창이공항의 버스들은 지하에 차를 세우고 거기서 내려준다. 왜 그러는지는 나도

잘 모르겠다. 우린 바로 엘리베이터로 출국장으로 올라가 짐을 부치고 좌석을 받

은 후 다시 MRT역으로 이동했다. 왜? 보증금 받으러...
출국장에서 역으로 이동하긴 무지 쉬웠는데 이정표 보구 가다가 에스컬레이터 나

오면 무지무지 긴 그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내려가기만 하면 바로 개찰구가 나온

다.
난 역 입구에 있는 사랍에게 내 카드를 주고 보증금 $3과 남은돈 $1.8을 찾아서

다시 출국장으로 올라와 보딩을 했다.
창이공항안의 면세점은 무지 넓었는데 때마침 장난감 파는 곳도 있어서 시간될

때까지 민재가 거기서 실컷 놀았다. 홀 중앙쪽에는 삼성에서 마련해놓은 무료 인

터넷 부스가 있었는데 사람들이 무지 많이 기다리고 있었다. 한글지원되나???
출발 30분전 41번 게이트로 가보니 또 짠하고 나타난 한국 관광객들이 있었다.

산신령들 같다. 비행기에 탑승하여 의자에 앉자마자 잠들어서 이제 내릴 준비하

겠다고 방송할 때까지 자준 민재 덕분에 편안히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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