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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가 되고 싶다

주하인 2006. 6. 19. 09:21

 

 

 

 

 

               호수 

 

 

난 호수가 되고 싶다.

 

맑고 깨끗한 호수가 되고 싶다.

태고적 부터 흘러 들어오는

모든 것을 다 감싸 안아

맑은 물의 잔잔함으로 보여주는

그런

호수가 되고 싶다.

 

난 호수가 되고 싶다.

 

때론

소용돌이 치는 불안의 흔들림이 있어도

그냥 그렇게

또  잦아드는 그런 호수가 되고 싶다.

 

때론

거친 분노의 격랑이 몰아쳐도

그냥

가라앉는 그런 호수가 되고 싶다.

 

내 존재의 이유에 대하여

수도 없는 혼란이 뒤엉켜져도

그냥 받아들여 감싸 안는

그런 호수가 되고 싶다.

 

 

어떠한 이유에서든

어떠한 결과가 오든

주님의 뜻이라면

그냥 받아들여

맑은 수정으로 승화해 내는

그런

호수가 되고 싶다.

 

비록

속에는 오래된 퇴적물이 가라앉아 있어도

때가 되면 밀려오는

그 분의 말씀으로

씻겨지길 기다리는

그런 호수가 되고 싶다.

 

수억년의 흐름이

온갖 노폐물을 그 밑에 쌓아도

아직도

맑고 청명한 쉼을 유지하는

그런 호수가 되고 싶다.

 

가끔은 휘몰아치고

가끔은 용틀임하고

가끔은 부유물이 떠오르고

가끔은 폭풍이 몰아쳐도

그냥

받아들이고 싶다.

 

내가 그렇구나

 

그래서

시간이 지나고

때가 되면

또다시 맑은 그런 호수이고 싶다.

 

늘 흐르는

주님의 말씀이 계시는 한

 

늘 수면 위를 스쳐 지나가는

한적한 바람같은

성령의 흐르심이 있는 한

언제나 맑고 깨끗할 거야.

 

그런 호수가 되고 싶다.

 

수 억년을 흘러 들어왔어도

간곳없는 부유물 들의 존재처럼

앞으로

수억년을 더 흘러도

맑고 수정같은 고요함을 유지하는

그런

호수가 난 되고 싶다.

 

주님의 뜻이면...

 

언젠가

디베랴 바닷가에 나타나신

예수님이

내가 유지한

이 맑은 호수의 잔물결이 미치는

그 곳에 서 계시며

베드로를 부른 그 음성으로

부르시며

수고했다.

네가 참 아름답구나..하실 때까지

베드로를 쳐다보신 그 눈길로

날 내려다보시면서

네가 참 고생했다 하실 때까지..

 

언젠가 폭풍우치는 바다위를

말씀 한마디로 잠재우셨던

그 예수님이 타고 계셨던

그 배가

내 호면 위를 나타나셔서

미끄러지는 듯

지나가실

그 것을

실체적으로 느낄 그때가 될 때까지

 

주여

 

주님의 뜻이면

그냥 모든 걸 받아 안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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