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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 얘기

주님 앞에서

주하인 2006. 6. 12. 16:54

 

 

 

 어제는 일요일.

오전 예배만 부리나케 마치고

2시에 있을 연습을 참석하기 위해

열심히 응급 수술을 마쳤다.

그리고는

3시까지 병원 샘누리 홀로 향해 도착했다.

 

대만 창화 기독병원

우리나라의 제주도 정도 밖에 안되는 -정확한지는 잘모름.-

소국에서

3% 밖에 안되는 기독교인 들이

모여서 이룬 기독 병원

규모는 1000베드 이상 되는

대규모 병원이다.

 그 병원에서 원장님 이하 네분의 리더들께서 방문하시겠다고 하시어서

기념 예배를 병원 교회에서 드릴 목적이었다.

긴장이 되며 한편으로는 많이 기대가 되었다.

 

일주일 전

손영규 목사님 께서

갑자기

당신의 설교 중에 solist로 나와 '오 신실하신 주'를 부르시란다.

 

그래..

어찌 보면

참으로 영광일 수도 있겠다 하면서도

중년을 익어가는 나이로서

무대에 설 때마다 많은 부담이 있다.

나이에 맞는 자리가 있는데...하면서...

 

그러면서도

주님의 뜻이라면 선다...는 마음으로 순종하는 생각으로 서고 있다.

그럼에도 기대도 되는 반면 내심 부담을 갖게 되었다.

혹시...

 

아니나 다를까?

 

목에 무리가 되었던지 얼마전 부터

성대에 염증이 생겼다고 한다.

그러면서 집사람이 심한 감기가 들어서 힘들어 하고 있는 도중이라서

감염된 것 처럼 부탁받은 다음 날 부터 목이 깔깔 해지고 아파지기 시작했다.

 

이때 부터는

할 수 없이

주님께 맡기는 연습을 하기 시작했다.

 

주님..

그래요.

뜻이 아니시면 그 자리에 안서겠습니다.

그리고

주님 뜻이시면 어찌 되겠지요.

 

마음이 편했다.

아침에 일어나니

목이 아프고 가래가 끓다가도

기도하고 가만히 기다리면

마치 아무일도 없는 듯이...

 

그게 일주일..

 

어제 일요일 아침은

아침에 목이 심하게 찢어지는 듯한 통증이 있어

자리에서 일찍 일어났다.

인후에 궤양이 있더만

그게 아래로 내려가 성대에 어떤 영향을 준 듯 싶었다.

 

목소리가 하나도 안나왔다.

 

그냥 가만히 무릎 꿇었다.

이제는

다른 사람에게 부탁할 시간적 여유도 없었다.

쉰목소리 가지고

한국 망신

샘병원 망신

목사님 망신

나 망신..

온통 망신을 당할 것 같은 두려움이 들려고 했다.

그러면서

옛날 부터 익숙했던 자책감이 밀려오려 준비를 하고 있었다.

'그것봐라.

 네가

 ..........'

 

 주님께 그냥 집중했다.

무얼 하려고 노력도 안했다.

빌려고도.. 큰일 났다고도 조르지도 안했다.

 

최근에 변한 내 기도 모습이다.

 

그냥

십자가를 쳐다보고

가만히

 '주님 어떻게 해요.

 주님 무얼 원하시죠?

 주님........'

하고 있으면

그냥 그분이 알아서 챙기신다.

 

무언가 어찌 될 듯 싶다.

배짱도 아니다.

그냥 포기도 아니다.

망각도 아니다.

 

그냥

막연히 아무 생각도 없다.

 

예배 중 찬양 시작 시간.

여기서도 소리소리 지르고 싶지만

그냥 나오지 않을 것도 같고

이제 찬양 보다도 나중이 더 중요하니 목을 조심해야 할 것도 같지만

어느게 더 중요한가.. 고민도 하였을 것을..

그냥..느낌 오는 대로

인도하시는 대로 가벼히 불렀다.

나름대로 은혜로왔다.

 

 어찌 되었든..

바쁜 세시까지의 일정을 마치고 서둘러 들어간 샘누리 홀에는

창화 기독병원 손님 4분을 위시하여

직원들

환우 분들이 빼곡이 앉아 계셨다.

 

병원에서는 정말

귀빈이셨다.

 

시골 안양의 이제 발전하는 일개 병원이

한국의 유수의 병원 - 세브란스 병원 등-을 제치고

귀한 대만 병원의 협력 파트너로 지정이 되었다.

 오로지 우리 병원의 신실하신 직원 분들의 헌신과 병원에 꿈틀 거리는 성령의 역사를 느끼신

대만 분들의 선택이었다.

 그러니 최선을 다할 수 밖에..

참으로 꽉 짜인 프로그램이었다.

 

 찬양 팀만

의사로만 구성된 '실크로드'남성 중창단 - 여기서 Base로 참여해서 목이 더 무리가 갔다-

간호사로만 구성된 여성 '맑은 샘' 중창단

외부 초청 팀인 아델포스 남성 중창단  등 세팀이 참여 했다 .

 

 이제 목이 너무 너무 아팠다.

 

'오 신실하신 주' 는

" 하나님 한번도 나를 ~♬" 하고 시작된다.

그렇게 평이하고 조용하게 진행되다가 후렴 부위에서

" 이 후~~로도~~♪ "

하면서 급히 올라간다.

 

이게 굉장히 어렵다.

평상 시에도 조금 버거운데

오늘은 불가능하게 느껴졌다.

 

그래서 목사님 설교가 진행되는 내내 앞에 앉아서 기도했다.

짧게 짧게.....

 

'주님 , 아시지요?

 저 목이 이렇다는 걸요?

 주님이 원하시면 목소리 내주실 것이고

 아니시면

 다른 증거를 보이실 겁니다.

 제가 강력히 원함도 아니요

 완전히 목소리 돌아오는 기적도 보이시는 것도 아니신데

 무언가 보이시려 하는 줄 압니다. '

 

그러면서

 

이제 사람 들앞에서 잘 보이려는 건 포기했다.

될 수가 없는 것이다.

 

이리 궁지에 몰리면서도

마음이 차분해 지니

이런 마음이 든다.

 

'아~

 주님 앞에서 찬양하면 되겠구나

 나중에

 주님 계신 그 곳에 가서

 높은 보좌에 앉으신 우리 주님

 그 얼굴  뵈옵지는 못하나 그 분의 흔적은 느껴지겠지.

 그때는 내 목소리랑 상관 없는 귀한 찬양이 되겠지.

 그 분이 기뻐 받으시면 나의 아름다운 능력은 아무런 의미가 없을 거야.'

 

물을 여러차례 마셨다.

목은 찢어지는 듯 아프다.

 

때가 서서히 가까와 오면서...

은혜 충만한 목사님의 설교가 마구 치달리신다.

내용을 들어보니.. 이리 절정에 달하실 듯 싶다.

 

" 마태 복음 첫장을 보십시요.

 그리스도의 계보에... 낳고 .. 낳고..

 우리아의 아내에서 솔로몬이 낳고..............

 그렇습니다.

 천년이나 지나서도

 주님은 잊지 않았습니다 .

 다윗에게 억울하게 죽은 자 우리아.

 그리고도 그 후에 한번도 들먹여진 적이 없던 자 우리아.

 

 그러나..

 그는 한번도 잊혀진 적이 없는 자였습니다.

 

 아니..

 밧세바는 그 후 한번도 제 이름으로 불려진 적이 없고

 우리아의 아내, 다윗의 아내, 솔로몬의 어머니 등으로  불려졌지만

 우리아는 잊혀지지 않고 그리스도 예수의 계보에 이름이 들어났습니다.

 

 그래요... 주님은 우리를 한번도 버리신 적이 없었던 것입니다."

 

그러시면서 눈을 찡긋 하셨다.

 

될대로 되라.

 

앉았던 자리에서 일어나 바로 마이크 앞으로 향했다.

그리고는 반주자가 뛰어오는데 걸리는 짧은 시간 ,

기침을 낮게 하고

기도를 화살처럼 했다.

 

'주님 아시지요?

 저 주님 앞에서 만 부릅니다.'

 

전주가 시작이 되자 가슴이 뛰기 시작하더니

찬양이 시작이 되는 시점에서는 나도 모르게 눈이 감겼다.

 

그리고는 '하나님 한번도 ~'

잘나오지는 않았지만

부드럽게 이어지는 듯 했다.

( 이렇듯 , 주님과 나 사이에는 그 분과 나 만 있는 듯 했습니다.  ^^* )

 

아......

 

마이크 앞의 1미터 전방의 관중 들의 존재는 갑자기 사라졌다.

화악~

하는 듯한 따스한 열기가 내 앞을 커튼 처럼 가로 막는 것 같았다.

그리고는 나와 주님 만이 계셨다.

 

목소리에서 깊은 떨림이 나왔다.

쉽게 말해서 바이브레이션 !

감기든 성대에서 감히 나오기 어려운 미세한 떨림.

그래 목이 아파서

내 트레이드 마크인 묵직한 성량감으로 치고 올라오지는 못해도

주님은 당신의 창법대로 날 이끌어 가셨던 것이다.

 

귀에 들려오는 사람들의 숨소리.

울음 섞인 소리가 이곳 저곳에서 터져나온다.

 

아.....

그래도 난 주님 앞에서만 서 있습니다.

열심히 불렀다.

자꾸만 한 손이 위를 향해 올라 가려한다.

그래서 눌렀다.

왜냐면

평상시 난 가사를 잘 외우지 못하고 내 맘대로 흥얼 거려서 집사람에게 놀림을 받는다.

그래서

혹시나 하고 컨닝페이퍼 처럼 왼손에 들고 있던 악보 탓에 그게 사람들 눈에 띄일까봐 창피해서이다.

 

그러면서 겨우겨우 참았던 것이 후렴에 들어가자마자 폐 속 깊은 곳의 숨이 올려져 오면서 몸이 오른쪽으로 기울어서 '이 후~로도' 하면서 쉽게 넘어가게 된 자세로

나도 모르게 왼손이 들려져 버렸다.

 

참 볼 상 사나울 수 있겠다는 생각이 순간 스치려 했으나

주님이 좋아하시면 ... 하고 그냥 맡겼다.

 

왼손이 하늘 높이 치켜 들렸다.

 

참으로 은혜로왔다.

 

20살짜리 내과 협진 환자가 오늘 아침 와서..상기된 표정으로 그런다.

"너무 은혜로왔어요.'

 

그래?

정말?

네 나이도 내 나이의 찬양이 은혜롭니?

하니까..

너무너무 좋았다고 친구들에게 자랑한단다.

 

그래서 그러라고 했다.

ㅎㅎ

 

 

어제 찬양은  또한번의 경험이었다.

 

주님은 주님 방식대로 날 이끄시길 원한다.

주님에게 맡겨 버리면 다 좋다.

 

주님 앞에서..........라는 의식 만 잊지 않으면 난 성공한다..........였다.

 

 

어제의 행사는 모든 면에서 대단히 만족스러웠다.

저녁도 맛있게 먹었다.

 

 

 

내 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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