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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 얘기

참으로 아름다운 미소

주하인 2006. 6. 22. 16:47

 

 

지금 한 분이 나가셨다.

 

오 모님

 

너무도 작으신 분.

작은 초등학교 6학년 여학생 정도 밖에 안되실 정도로 적은 키에

등은 휘셨다.

 

앉으시면 아주 낮은 의자의 등받이에 머리가 닫을 정도로

적으신 분.

골다공증 약의 용량이 너무도 과도할 것만 같아서

일반인의 3/4만 드시도록 권유한 분.

움직이시는 팔의 하완부가 너무도 작아서

그 팔의 움직이는 궤적을 바라보면서

나도 모르게 참으로 귀엽다는 생각이 들정도의 50대 초반의 부인.

등이 구부러지셔서

폐를 누르시는 신체적 구조 때문에

틈만 나면 '킁킁' 대시는 분.

겨울 만 되면 숨쉬기 곤란 하신 그 분.

 

그 분이 오늘 들르셨다.

 

벌써 수년 째 내 진료실을 찾을 때마다

그 분은 항상 똑같은 모습으로 들어오신다.

 

고개를 약간 뒤로 젖히고 나를 올려다 보신다.

올려다 보시는 눈은 초생달 처럼 아래를 향해 꼬리가 내려가 있다.

그 눈가에 미소로 인한 잔 주름이 지어져 있다.

입은 반대 방향으로 올라가 있다.

 

처음 뵐 때

참으로 감동적이라는 느낌이 머리에 확 오면서

웃는 얼굴이 어찌나 아름다운 충격으로 오던지

한참 동안 그 얼굴을 넋을 잃고 쳐다보고 있었다.

그래서 오실 때 마다 아무리 바빠도 붙잡고 오랫동안 얘기를 하시도록 한다.

그분의 그 웃음과 삶에 배어 있는 하나님에 대한 기쁨이 하도 좋고 편안하며

말로 표현하기 힘든 정감이 가서 였다.  

 

오늘 하루 종일 마음이 싱숭생숭하여서

잠시 환자가 뜸한 틈을 타서

기도를 하고 있던 차

노크 소리와 더불어 그 분이 예의 그 화사한 미소와 함께 들어오시는 게 아닌가?

앉으셔서 오랫동안 얘기를 나누었다.

 

이러신다.

'하나님이 시간이 갈수록 자꾸만 놓길 원하셔요.

 놓기에는 많은 흔들림이 있고 어렵지만

 내가 무엇을 하겠다는 의욕조차 주님에게 맡기면

 더 큰 기쁨이 있어요..'

 

 알게 모르게 내 속의 싱숭생숭이 아직도 온전히 버리지 못하고 있는 내 욕심 탓이었던 모양이다.

잠시 눈을 감고 기도를 하면서 주님에게 속삭였던  기도가 끝나자 마자 주님은 천사처럼 그 분을 보내셨던 것이다.

 

 그 적은 여인이 그토록 편안함과 기쁨을 주는 것을 보면서

아..

주님은 나에게 큰 것을 요구하는 것이 아닐 수도 있다는 생각이 다시금 확인이 되었다.

 

내 일상에서의 삶이

주님의 뜻에 하나 하나 맞춰져가면서

비록

세상에서는 손해가 날 수가 있지만

우리 주님을 위해

포기하는 사건 들이 하나하나 쌓여지고

그게

내 영혼에 주님을 영접하고 깊이 맞아들이는

하나하나의 체험이 되고

그 체험으로 인하여  생활 패턴이 조금씩 주님 뜻과 맞추어지면

나도 모르게 내 인격으로 내 체취로 이웃에게 주님의 향기를 드러내게 되는 것이고

그것이 주님께 영광을 드리는 것일 수 있겠구나 ..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 분이 오셨다 나가신 지금  내 가슴은 충만한 느낌으로 가득 차 있다.

주님을 기뻐하는 미소가 내 영혼을 가득 채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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