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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민에게 2

주하인 2007. 4. 3. 19:17

날씨가 갑자기 추워졌다.  

몸은 괜찮은지 염려된다.  

아빠는 늦게 군대 가서인지 2월 영천의 말좇바람 때문에 고생했던 기억이 난다.   

정말 그 바람은 춥단다.

 옛날 부터 영천의 바람이 얼마나 센지 과거보러 가다가 잠자러 들른 주막집 외양간에 맡겨둔 말의 그것이 흔들리는 소리가 주막을 밤새 타닥타닥하고 시끄럽게 해서 붙혀단다.

얼마나 바람이 세면 그게 흔들려서 소리가 날까?

상상이가지?ㅎㅎ

그때 훈련하면서 쪼그리면서 떨던 기억은 지금도 새롭다. 

하여튼 젊은 너희는 훨씬 잘 버틸 줄 안다.   

 

 아빠는 지금 막 악보를 다 만들고 퇴근하려한다.  

이제 요번 주일이 부활주일이기에 조금 빠른 곡 위주를 선택했고 파워포인트까지 만들었어요.   

나름대로는 열심히 하고 있어. 

아들도 기도 줄 놓치지 말거라. 

현재는 어떻든 언젠가 마지막까지 버티고 믿음을 놓치지 않으면 큰 기회가 주어질 것이다. 

그것이 영적이든 물질적이든 주님이 가장 필요하신 만큼 주셔.   

아빠가 병원에서 전인치유라고 목요일마다 환자들 앞에서 찬양을 하고 기도를 하는 것을 약 일년간 하니까 여러가지 면에서 많이 달라졌어. 

 너한테 얘기했나?  

불경기에 월급도 꽤 올랐어요. 

 먼저 원장님이 오라시더만 일년계약하자고 하시면서 (아빠가 '협력센터 소장'이잖아?  )그것도 몇십만원 유지비 주신데..ㅎㅎ..

그런데 그것은 아직은 공수표야. 

 

 하나님 앞에 선다고 하면서 나가. 아빠는...  

매일매일이 실은 도전이다. 

재민아...    

힘들어.  

뭐가 힘드냐면 , 찬양을 좋아하긴 하지만 늘 아빠는 나이들어서 한다는게 사람들 눈에 좋아 보이지 않는 다는 생각이 많아.  

너도 알지? 

의식하는거.  

그러다 보니 항상 기도하지 않으면 아빠는 그 무대에 설 수가 없다.   

실은 그것도 아빠는 밀려서 섰지 혼자서 하고 싶어서 한 것은 아니야.    

그러다 보니 내 마음은 재민아...  환자들에 대하여 긍휼이 여기는 마음이 많이 커졌어.  

눈이 조금 선해졌어.   

네 제대할 즈음이면 아빠 많이 착해져 있을 거야.

 

ㅎㅎ... 밥 먹었니? 

아빠는 걸어서 집에간다.   

그 시간이 참 좋아.    

늘 기도하며 가.  

가다보면 우리 아들 들 위해 중얼 중얼,  

우리 아버지 어머니 용서하는 기도.  내가 잘못했던 거 회개하는 기도..

혼자 은혜 받아.  

양명고 앞으로 해서 강변으로 내려가서 집으로 가는데 그 길이 너무 좋다.  

아빠는 축복 받았어.   많이.   너희 같이 착한 아이들을 아들로서 받았잖아.   

재민아. 난 네가 자랑스럽기도 기특하기도 미안하기도 안스럽기도 해.   ...

괜히 눈물이 나려한다.     

갈께.  

다음에 또 쓰마.  

사랑한다.

정말이다.    

이건 주님이 가르쳐 주시는 마음야. 

너 알잖아 .

아빠 쑥쓰러워서 잘 못하면서도 확 해치우는 거 잘하는 거.  

아마 이렇게 쓰고 내일 보면 쑥스러울 거야.     

저녁 잘 먹고 푹쉬고 열심히 생활해. 

좋은 인간관계 맺는 것이 최선의 삶의 행태다.    

주님 앞에 올바른 관계만.    

기도는 절대로 빼지말았으면 한다.  

아빠는 너에게 가르친게 없었지만 기도하고 책읽는 모습 보인 것 만은 잘했다고 생각은 한다.

얘야.  잘있거라.

 

 07.04.03       맹호부대 카페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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