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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간 아들 재민에게

주하인 2007. 4. 3. 19:24

오늘 하루는 어찌 보냈누?  

지금은 자고 있을까?  

몸에 익지 않았던 규칙적 생활이 참으로 어색하고 힘이 들지?  

사회에 있을 때는 자고싶을 때 자고 인터넷도 마음대로 하고...   

지금은 힘이 들긴 하지만 머리는 편하지? 

아닌가?ㅎ   

아빠는 누가 가끔은 재워주고 입혀주며 이리해라 저리해라 하나하나 지도했으면 할 때가 있단다.  

특별히 예수님 믿는 시간이 지나면서 복종이 편하다는 생각도 해.  

 

 각설하고, 아빠가 오늘 평촌에 있는 경회루라는 한식 전문점에서 '입퇴국식' 행사에 참여하고 왔단다.  그게 뭐냐면... 레지던트 새로들어온 선생님이 산부인과 의국(레지던트 들이 생활하는 장소를 의국이라고 해 )에 들어온 入局式을 하는 것이고것이고 4년간 열심히 노력하여 전문의 자격증 딴 선생님 들이 물러가는 退局式을 하는 거야.   

아빠도 산부인과 레지던트 처음 들어갈 때 꽤 많은 돈을 내며 들어오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라는 뜻으로 의국의 물품을 사놓기도 했단다.   

그러나 세월이 바뀌어서 인지 오늘 퇴국하시고 샘여성병원 과장으로 취임하게되는 송선생님이 거금을 내놓고 의국 책상을 바꾸는 금일 봉을 내놓으시더라.  

경회루라는 곳은 한정식 전문점인데 들어가니까 내부를 고전 한식 창틀로 꾸몃는데 참으로 분위기가 있더라. 

한국것이 좋은 것을 그제야 알았는데 외진 곳에 위치해서 찾기는 쉽지가 않았지.  

그런데 음식은 4번 돌아 나오는데 일식, 중식, 한식이 마구 섞여 나오고 맛이 깔끔치를 못해서 다시는 가고 싶지 않은 곳이긴 했어.  

더더구나 옆에서 외국 바이어 접대하는 영어소리가 깨끗하게 들려오는 바람에 집중하기도 쉽지 않았고.ㅎㅎ    

아들 사진을 이렇게 보고 있으니 참으로 감회가 깊고 기쁘기 그지없구나.  

가슴 한구석이 뜨거워져.    

아빠는 말이다. 재민아..

너 보내고 마음이 아무렇지 않을 줄 알았어.  

특별히 부모에게 진한 사랑을 받아보지 못했다고 생각해서 인지 ㅎㅎ 너에게도 잘 표현하는 방법을 모를 줄 알았어.  

그리고 그런 정리되고 깊은 감정은 아빠에게는 이상하게도 어울리지 않을 줄 알았지.  

그런데 괜히 사진 보니까 마음이 그렇구 네 전화를 받으니 더더구나 그렇더구나.   

하나님이 허락하신 부모와 자식이란게 그런 건가보다라고 생각하고 있었어요.     

너에게는 남다른 기대를 아빠는 끝까지 버리지 못하고 있었고 난 혼내서라도 기르는 게 최선이라 생각하고 있었고 우선 역할 모델이 없었어.  

이제 네가 크고 아빠 곁을 떠나 있으니 후회가 되는 점이 너무나 많구나.    

난 네 울타리가 되고 싶었는데. 

아빠가 크면서 정말 필요했던 것은 기댈 언덕이었는데 내가 그걸 간절히 바라면서도 너에게 해주지 못했다는 것이 최근에야 새삼 안타까워.    

 이제는 늘 기도하는 삶을 살려고 한다.  

주님 앞에 이렇게 고백해.  

매일.   

  '주여 난 아무 것도 할 능력이 없습니다.   

감정적으로나 현실적으로 . 

이제 온전하신 주님께 우리 아들 재민이를 맡깁니다.  

이 청년이 저와는 다른 삶을 살길 원합니다.  

주님이 인도하소서 . 주님 온전하신 주님. 

당신이 이 아이의 외로움과 힘듬을 감싸실 수 있고 온전히 회복시킬 수 있음을 믿습니다.   

가 있는 곳에서 좋은 관계 맺게 하시고 연단 잘 이겨내게 하시고 모든 걸 주님께 맡기고 사는 삶을 살길 빕니다.   

예수님께 기도합니다.  아멘'  

뭐 이런...     

잘 이겨내자 .  

2년 동안 네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진심으로 만날 수 있기를 원한다.  

그 삶이 어떤 모습이든 주님 안에서 그 분이 네게 바라는 것과 가능하면 일치되기를 바란다.  

그리고 그걸 도울 수 있는 사람들이 네게 멘토로서 친구로서 도우미로서 붙길 주님께 간절히 기도하련다.  

그리해라.    

너는 할 수 없지만 온전하신 그 분은 하실 수 있다.  

아빠가 체험하고 살고 있다.      

아들 . 

고만 쓰련다.   

손이 멈추지는 않지만 다음에 더 쓸래.  

안녕.  

잘 자거라.  

사랑한다. 

아들아.    

 

 

                                                   2007.03.27   아빠 .  맹호부대 카페에..쓴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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