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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고 있던 것은 감사함이었다

주하인 2011. 6. 23. 18:35

무엇이 안 감사할까

 

지는 석양에도

그 석양의 강렬한 빛에도

그 석양을 볼 수 있는 눈을 주심도

그 눈을 통해 느낄 수 있는 신경세포를 주심도

그 신경을 통해 들어온 대뇌의 자극의 황홀하게 느껴짐도

그 느껴짐을 이리 감사로 바꿀 수 있는 내 영혼의 변화를 깨달음도

오늘 하루의 안온함도

무사히 마치고 집으로 향하는 발걸음의 가벼움도

지금껏 먹여주고 입혀주신 그사랑의 은혜도

내 주위에 놓여진 모든 것 모든 이유가

오직 모두 감사할 것 뿐이다

 잊고 있었던 것은 주께

감사함이었다

주여

 

불쌍히 여기소서

 

 

 

당직이다.

격주로 돌아오는 목요일.

일단 진료를 마치고 회진을 돌았다.

잠시 앉아서 생각을 정리했다.

그리고는 여성 병원에 전화를 하니 여유가 좀 있는 듯...

 

저녁을 먹으러 직원식당으로 갔다.

배식구에서 반찬을 뜨고 밥을 뜨려 가는데

식당에 배식하시는 여사님 한분께서 밥주걱 한 가득 새밥을 들고

덜썩 내 식기에 올려 놓으시는 것이 아닌가?

잠시 딴생각을 하다가 묵직히 놓여지는 중량감에 놀라

고개 들어보니 여사님 웃으시면서

'새로나온 밥이예요'하신다.

감사하다.

그 배려는 감사하지만 새밥과 묵은밥의 경계를 잘 구분하지 않고

급속히 먹어치우는 대식가인지라

큰 감흥은 없었다.

 

잠시 짧은 기도 - 늘 음식에 대한 욕심 때문에 짧아진다 . ㅎ - 를 마치고

식사를 하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불현듯 잠시 스마트 폰을 들어 G mail에 옮겨놓은 글을 읽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밥숟갈 한번 떠서 입에 넣고는 잘근 잘근 씹어가며

암호패턴을 작동시키려다 보니

갑작스레이 입 안에서 맛있는 감각이 올라오는 게 아닌가?

 

 아..

새밥이다.

정성이 들어간 새밥.

그것을 꼭꼭 씹으니 그런 맛있음이 느껴진다.

 

불현듯 내가 얼마나 빨리 쉼없이 먹기에 치중하느라

귀한 맛들을 잊고 살았던가 깨달음이 온다.

그래서 반찬들을 하나하나 집어 들어 천천히 씹었다.

아..

이 질감.

이 향내.

음식을 만드느라 들어간 저 분들의 정성.

그러다가 갑작스레이

과거 충수돌기염 수술 하느라 못먹을 때 그렇게 먹고 싶었던 짜장면,

금식의 기회는 얼마 없었지만

그 때마다 그토록 도전을 해오던 맛갈스런 밥의 유혹이 생각이 난다.

그때는 이게 이렇게 맛있게 느껴졌는데

또 이처럼 맛있음을 속절없이 잊어 버리고 살았던가?

 

 아니다.

그러고 보니 맛있음을 잊은 것이 아니다.

이 맛있음을 준비해주신 분들의 노고를 잊었던 것이다.

감사함을 잊었던 것이다.

참 감사했다.

먹을 수 있는 것이 감사했고

먹는 음식의 그 드라마틱한 , 절묘한 맛이 조화가 감사했고

그 질감을  느낄 수 있음이 감사했다.

그러고 보니 장이 막히지 않고 소화기관이 막히지 않아 감사했다.

만일 옛날처럼 먹지 못했더라면 어찌 이런 맛을 느낄 수가 있겠는가?

얼마나 그립겠는가?

 맛을 느끼는 혀가 있음이 감사했다.

이 자리에 앉아 숟가락 들고 있다는 것도 감사했다.

이 자리에 올 수있게 된 것도 감사했다.

감사할 기회를 가진게 감사했다.

그런 감사를 느낄 수 있는 내 감성이 있음이 감사했다.

매사에 감사해야 하는 것.

그것이 하나님의 말씀에 나와 있다.

감사하라.

감사하라

주안에서 감사하라. .

그 감사하라는 말씀의 포인트를

머리 속이 아닌

진정한 감사의 마음으로 감사할 수 있음이 참 감사했다.

 

할렐루야.

그러고 보니 잊고 있던 것은 맛이 아니었다.

감사하는 마음이었다.

이 모든 감사할 것을 주신
내 주님에 대한 감사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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