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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현듯

주하인 2006. 8. 8. 20:42

불현듯

 

 

 

 

불현듯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가다가

멈추어 섰습니다.

 

가만히

 드는 생각을

  수첩에 적었습니다.

 

 

만일 허리에 힘이 풀려 

가다가 이대로 주저 앉게 된다면...

 

이런 생각이 또 들었습니다.

 

만일

목소리가 갑자기 나오지 아니한다면..

 

 

 

마침

걸어나오던 뒷마당에서

  내 몸을 부딪혀 감겨오는

뜨거운 열기의 바람 속에서

입추의 시원함을

아주 조금이지만

감지할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인지

아주 더웠지만

그리 더운 것만은 아니었습니다.

아니 오히려

스치고 지나는 기쁨이 있었습니다.

 

 

내가

갑자기 주저 앉아 걷지 못한다면

그건

틀림없이

굉장한 시련일 것이 분명할 듯 싶었습니다.

 

크고 아름다운 내 목소리가

더 이상 나오지 않게 된다면

난 더이상

세상에 존재치 않고 싶을

사막에 부는 끝없는

열풍 속의 삶 같을 거라 생각이 듭니다.

 불현듯.

 

그러나

그러나 말입니다.

 

지내온 수일 간의

뜨거운 열대야의 더위 속에서도

이제

입추는 찾아왔습니다.

 

아..

 

힘이 겨울 지독한 연단 속에서도

욥이 소리질러 부르짖어 고백했듯이

아마도 내 삶은

그 뜨거운 열가마 속에서도

또 다른 시원함이

숨겨져 있으리라 ..

이렇게 느껴집니다.

 

가만히 앉아서 어디 가지 못하고

원하는 대로 소리내어 표현 못해도

주님의 주신 이 감사함으로

주님을 노래하고픈

이 감동만 여전하다면

 

오~

 

 

길거리 가다가

불현듯

뇌리를 스치고 지나가는 이 감동을

유지케할 충만한 성령만 제 곁에 계시면

어쩌면 이 더위 속에서도

한줄기 시원한 공기의 흐름을 느낄 수 있는 것 처럼

주님

당신의 연단이 마친 후에 정금같이 나올

제가 연상되어

참으로 감사하더이다.

 

주님은

행복이었습니다.

 

주님은

불현듯

이처럼 찾아와

감동을 주고 사라지시는

그런

전율이십니다.

 

우리 주님 그 분은

뜨겁지만 시원한

입추의 열풍 처럼

지독히도 힘들 그러한 상황에

감동의 눈물을 허락하실

그런 분이십니다.

 

그래서

그분의 기쁨은

기도하는 자 만이 알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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