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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 얘기

아토피 청년이야기 후속편

주하인 2005. 10. 4. 12:10

  어제 10.03 저녁에 집사람이 교회 기도하러 갔다.

 

사모님, 권사님, 우리 집사람은 매  저녁마다 교회를 위한 기도를 하고 있다.

 

그런데 닫힌 문을 열고 들어가 보니 예전과는 다른 퀘퀘한 냄새가 교회를 가득채우고 있었다고 한다.

 

그래서 불을 켜고 자세히 보니 의자에 웬 청년이 누워서 자고 있더란다.

 

그아이는 바로 얼마전 '아토피 청년' 장광호 였다.

 

가슴이 덜컥 했단다.

             ( 이 사진은 펌한 것임다. ! )

 

문을 어떻게 따고 들어왔던가?

냄새를 보아서 노숙자 처지임이 예상되는데 우리 교회에서 어찌 또 도와주누?

노숙자화 된 청년이 어떤 과격한 행동을 하면 어쩌지?.....

 

 

그러나, 일어나 앉은 아이를 보니 예전보다 얼굴이 많이 깨끗해져 있고 머리도 단정해 있었다한다.

 

그리고 옷 매무새도 No 노숙자(^^*) 같은 느낌이라서 일단 안심했다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냄새의 정체는 무엇인가... ?

 

아이의 이야기를 통해서 금방 알수가 있었다한다.

아이는 군포의 어떤 레스토랑에 취직해 있다하였다.
그런데 외모상 아토피 문제로 써빙은 하지 못하고 주방 봉사를 하는데 잠자리도 없고 물 묻은 신발을 갈아 신을 데가 없어서 젖은 양말과 신발을 계속 신고 다녔던 모양이었다.
그래서 냄새의 정체는 바로 '발 꼬랑내'였던 것이다.

( 이 사진은 펌한 것임다. ! )

 

 이제 레스토랑에서 기지 바지와 와이셔츠를 착용하라는 명령을 받고 아무리 생각해도 구할 데가 없고 휴일이라 갈데도 없어서 생각난곳이 교회이었던 모양이었다.


그래서 아침 일찍 우리 교회에 오니 목사님이 계셨단다.
도움을 청하니 목사님께서 들어오라 하셔서 아침부터 이곳 의자에서 잠을 청했던 것이었다.

 

 아무 것도 먹지 못하고......
(불쌍하고 감사했다.
 이 눅눅한 교회에서 하루 종일 잠을 청하고 있었을 그 불편함과 그 뼈 속깊을 외로움과 배고팠었을 것이 깊이 불쌍했다.
 그럼에도 감사하게도 노숙자 티를 내지를 않았다.
전과 같이 교회 식당을 뒤지지 않았던 것이다. ")

 

 우리 교회의 세 기도 용사들...

 

갑자기 걱정은 사라지고 그 자리에 예수님의 마음이 들어 앉으신 것이다.

 

봉사할 만한 재정 걱정
기도가 방해 받은 데 대한 불쾌함
더러운 아이에 대한 거부감 보다는 아이를 긍휼히 여기는 마음이 컸다.

 

갹출을 해보니 약 3만원 정도가 있어 애를 데리고 시장으로 나갔다.

휴일 저녁 늦게인데도 마침 열어놓은 옷가게 있어서 바지와 흰 와이셔츠를 하나 사줬다.
그리고는 바지 단을 줄이려 하니 열어놓은 세탁소가 보이질 않았다 한다.

시장에 물어 물어 평시 늦게 문을 닫는 세탁소를 찾아가보니 문을 반쯤 닫아 놓고 아주머니께서 총각김치를 담고 있는 중이 셨다.

 그 불신자 아주머니께 사정 사정을 하고 우리의 세 여 용사께서 총각김치를 대신 담아 주는 조건으로  그 동안 아주머니께서 단을 멋지게 다려 주시고 와이셔츠 까지 깨끗하게 다려 주셨다한다. 
  그 불신자 아주머니 .. 아마도 얘기를 들어가며 교인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를 많이 벗었으리라 생각이 든다.
감동을 많이 하셔서 혼쾌히 해주셨다는 얘기를 들으니...

 

 아이에게 김밥을 먹이려 하니...
김밥 대신 라면을 먹고 싶다고 해서 가게에 들어가서 역시 감동하신 아주머니의 맛있는 달걀 라면을-이곳 저곳 밥도 구하러 다녔지만 없었단다...- 먹인후 그 아이에게 남은 돈 천 사백원을 들려서 보냈다.

 

그런데 감사하게도 그 아이가 그 돈을 끝까지 안받으려 했다고 한다.
얼굴은 처음부터 끝까지 미안해 하고 순진한 모습이 처음과 그대로 였다고 한다.
 그러면서 자기의 본명이 장광호가 아니고 '이성실'이었다고 고백하였단다.
전에는 챙피해서 거짓을 했다고.....


 한 아이가 여러분의 기도의 도우심을 통해서 조금씩 서 있으려고 몸부림 쳐가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그런 어려움과 깊은 외로움과 배반감 속에서도 아직 영혼을 노숙자화 시키지 않고 있다는데 참 감사하고 있습니다.

더더구나... 그 아이의 외로움이 우리 교회처럼 적은 교회에서도 포용받을 수 있었다는 사실이 감사했습니다.

그 아이를 통해서 우리 교회도 약간의 자부심을 갖게 된 것도 사실이기 때문입니다.

지속적인 기도 부탁드립니다.

건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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