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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골 II - 테를지 국립공원(2019.06.24 &25) 본문

- 해외여행

몽골 II - 테를지 국립공원(2019.06.24 &25)

주하인 2019. 6. 26. 00:39

------------  06.24 (#2)


테를지 여행은 가이드(호이가) 인솔하에 슈퍼에서 물을 포함한 

여러 필요 물품을 구입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


  저녁 늦게 도착하여 우리가 미리 예약한 호텔  - 견적서에는 게스트 하우스 취침 포함 되었으나

우리 나이엔 불편해서 개별적으로 예약했다... 하지만 booking.com의 별 4개의 그곳은 담배냄새 투성이.. 이구.. - 에 가서 묵고는 아침 느즈막히로 예약된 가이드와 만나 (자유여행이 좋은 게 이것이다. . 느즈막히.. 쉼...^^*) 대형 슈퍼에 들러 물(건조한 나라라 물은 사가지고 가야한다. .. 견적에 물포함이다.) 과

몇가지 생필품을 사서 다음 코스로 향했다.


거대한 징기스칸 동상 아래는 이렇게 몇가지 이벤트를 할 수 있도록 준비되어 있다.

아.. 난 옛날에 태어났다면 아마도 장군이었을 것 같았다.

짝사랑하는 공주를 탈취해서 도망나오는 외로운 비운의 장수.ㅎㅎ .


  우선 들른 곳이 '징기스칸' 대형 동상이 있는 곳 (이름 까먹었다.ㅎ)에 가서

그 아래 저렇게 찍을 준비 되어 있는 민속 옷을 입고 한컷 촬영을 마치고는 

지하에 설치 되어있는 역사에 따라 변화하는  '게르' 및 민속 생활 관을 본 후


몇 안되는 관광 코스 중 꼽히는 징기스칸 동상.


  옥상에 설치 되어 있는 징기스칸 조형 물 아래서

또 인증 샷을 했다 .


날씨.

참 .. 청명했다.

온통의 녹색 초원에 멀리 보이는 구름을 배경으로 한 청명한 하늘..

그것 만으로도 벌써 기분이 좋아지기 시작했다.


 거기에 생전 칭찬을 잘 안하는 아내 (실은 내가 하도 잘난체를 많이 하여온 탓이다.ㅎㅎ )와

가이드로 따라온 호들갑 대장 '호이가' (참 재밌는 사람... 러브몽골 가면 칭찬하는 후기들이 많은 가이드다.. ) 가  '장군'같다고 감탄을 거듭하는 바람에

자칫 가이드 따르는 여행은 (그것도 둘만...^^;) 처음 외국여행을 한

태국여행 이후는 처음이라

여러가지로 신경쓰이며 긴장하던 차

괜히 마음이 풀리는 느낌이었다.




테를지 공원 안의 '태를지 마운틴 롯지' 라는 게르와 호텔로 이루어진 리조트 타운의 초입 풍경.

기괴한 암석이 병풍처럼 둘러쌓고 아래로는 넓은 분지의 초원으로 이루어진 ...


 가이드가 몰고나온 현대 SUV 싼타페(얼마나 한국사랑이 대단한지.. 호이가는 내내 차 자랑이다.ㅎ)로

100키로 넘는 초원을 달린 후  

드디어는 '테를지 '국립공원에 달해서

미리 사전 조율된 호텔에 들어갔다.


 참고로 몽골은 대부분 '게르'숙소지만

우리가 머문 '테를지 마운틴 로지'라는 리조트(리조트 맞으리라.. ) 처럼

게르와 호텔도 같이 있는 곳이

속속 개발되어 있어서

사전에 테를지에서는 2박 묵는 동안 '호텔'에

홉스골에서는 2일간 '게르'체험 (아... 하루 밖에 못했다. .ㅠ.ㅠ;) 하기로

미리 계약했다.


완만한 언덕에 저렇게 그네 하나가 설치 되어 있다.

그냥 그림, 드라마 풍경 안에 들어가 앉는 것 같았다.


  이상히도 날씨가 후덕지근 한데

호텔방에는 에어컨이 없어서 문을 다 열었지만 더위를 피하기 쉽지 않았다.

나중에 얘기 들었지만

몽골은 '에어컨'을 아예 다는 곳이 없단다.

여름에도 그만큼 시원하고 2~3달 정도 밖에 (6월 - 8월) 안되고

나머지는 영하 50도 가까이 내려가는 겨울이라 그랬는데

최근 몇년 사이에 이상 기온으로 더위가 느껴진단다.

 하여튼 날씨가 계속 꾸물거려

맑은 하늘과 비올 듯 흐리기를 되풀이 하였는데

밝으면 덥고 흐리면 아주 시원해지는게 계속 반복이었다.


얼른 짐을 풀고는 나와

윗 사진 호텔 좌측 뒤편으로 보이는 낮은 구릉 (절대로 안낮다... 착시다.. 너무 맑아서 그렇게 보일 뿐..ㅎ)에

설치된 그네 (아.. .드라마 속 한장면 같은...) 에 올라 앉았다.

시원한 바람이 불며

마음이 다 녹아 내린다.



뉘역거리는 햇살을 뒤로한 채  아내와 그네에 앉아 내려다 보는

테를지 초원의 풍경.


 눈 앞에 저리도 아름다운 녹색의 대 평원 과

가늠키 어려울 정도의 시원한 하늘의 푸르름...

그냥 앉아서 바라 보기만 하여도

시름이 다 녹아 내리는 것 만 같다.

 지난 일년(매 6월마다 휴가 잡아 나오니) 고생을 이리 보상하시는 것 같아

하나님께 감사.. 하나님께 감사.. 라는 소리가

아내와 내 입에서 연신 터져나옴을 금할 길이없었다.


 몽골은

'한번도 안와 본 사람은 많아도

 한번 만 오는 사람은 없다'는 말이 있던가?

그 말이 정말 그대로 실감이 가기 시작했다.


 어디서 나타났는지

갑자기 호텔에서 기르는 개 ( 몽골 개는 사납기로 유명하지만 사람에게는 철저히 순종적이다... ) 한마리가

우리가 오르는 언덕을  같이 호위하며 오르는게 아닌가?
야.. 정말.. 드라마 속의 한 장면 같다.

그냥 몽골에 눌러 앉아 살까?..하는 생각이 들어오는데

아내 과부만들까 (아내는 약해서 안된다.ㅎ) 포기했다.

 조금있다가 서양인 가족들.. 언덕배기를 오르는 데

이 개 끝까지 호위하여 올라간다.

낮아 보여서 나도 잠깐 올라가 볼까 생각하고

한참을 오르는데 숨이 턱에 차도록 한참을 올라도

도저히 계속 똑같은 높이의 정상이 아닌가?


 원래 울란바토르 기준 해발이 1200미터라 고지여서 힘들수 있단 것을 알았지만

생각보다 숨이 많이 차고 오래 올라서 이상타 생각햇다.

하지만.. 그게 착시 였음을 알았다.

 몽골은 공기가 너무 맑고 주변이 온통 맑은 초록색이라서

아주 먼곳도 가까이 보인단다.

 아.. 어릴 적 '기네스 북에 오른 가장 시력좋은 사람이 몽골 사람으로 9.0 까지 시력나왔다'고 본적이 있고

그 사람은 몇키로 밖의 동물까지 볼 수 있었다는

소년중앙(어릴적 잡지 이름ㅎ.. 아버지가 달달이 사다 주셔서 참 좋았는데... ) 에 있던 기사가

거짓이 아닐 수 있음을 짐작케 되었다


 점심.

저녁.

모두 호텔 안의 레스토랑에서 해결했다.

미리 내 식성 (양고기 말고기.. 몬도가네 음식.. 전혀 입에도 대지 못하는 내 초딩 입맛..^^;)을

피하여 닭고기 , 돼지고기,. 등으로 된 요리를 먹었는데

비교적 입에 잘 맞아 집에서 준비해간 '고추장' , 김.. 은 그리 많이 필요친 않았다 .


 이곳 몽골..

여러 관광 인프라가 제대로 갖추어지지 못한

그래서 '가이드'나 현지 여행사의 도움이 없인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곳이지만

'자연 '자체가 너무 아름다와  아주 많은 고생을 감수하면서도 많이들 찾는 곳이 맞고

그 자연 중 많이 오르내리는게

밤하늘의 '별'과 너무도 뚜렷이 보이는 은하수 .......가 포함이 되어 있어서 기대했지만

첫날은 자주 흐리고 흩뿌리는 비 때문에 결국 뜻을 이루지 못하고

잠자리에 들어야 했다.

기도하고...






------------- 06.25(#3)



아침에 일어나 시작한 승마

그들의 마을을 통과해 초원을 한시간 이상 거니는 경험은

뭐라 표현하기 힘든 개운한 감성을 느끼게 하기에 충분한, 기쁜 체험이었다.


  아침에 일어나니 (역시 느즈막히..ㅎㅎ) 역시 날씨가 꾸물거린다.

그래도 우린 별로 걱정 않는다.

가이드와 레스토랑에서 9시에 만나 식사를 마친 후

10시 넘어 테를지 깊은 곳에 들어갔다.

 그곳의 마을에서 '승마'체험을 하기 위하여...


 몽골 말들은 대부분 크지 않다.

하지만 그 옛날 전 세계를 호령하는 징기스칸 부대가 있게 해준

이 몽골 말들은 힘들이 좋다.

 아내와 나... 처음이지만 제법 잘 적응했다.

곳곳이 그림 같은 초원을 ,

얼음 같이 차가운 시냇물을 가로지르고

마을 한가운데를 거쳐서

한시간 여 트레킹하는데

아.. 정말 환상이다.

 이거..  제주도나 관광지 어디의 만들어지고 구획되어진 곳을 도는 것이랑은

품격자체가 비교 대상이 아니다.

자연.

그 다양한 녹색이 주는 생기와 맑은 공기

그리고 때에 따라 비추어 주시는 햇살의 향연 (정말이다... 우리는 여행할 때마다 그리 좋게 만들어 주신다 ㅎㅎ) 에 사람들의 순수한 웃음들이

거기에 한국이라면 사죽을 못쓸 만큼 좋아하는 몽골인들의 후의가 어우러진데다

아내가 기뻐하니 더욱 좋았다.

진짜로 좋았다 .


 거의 몇미터 남기지 않고

비가 쏟아지기 시작하니

도시 사람으로만 보였던 가이드가 멋드러지게 말을 달리더니

차를 대기 시켜서 비도 거의 맞지 않았다.

야후... .


테를지의 숙소 창문을 통해 바라보는 비내리는 풍경.

다음 스케줄 걱정보다는 운치가 앞선다 .


  잠시 승마를 마치고는 또 숙소로 돌아와 점심까지 자유시간.

창밖으로 보이는 세차게 쏟아지는 비의 운치가 또다른 차분함을 허락한다 .

솔직히 흐린 날씨로 저녁에 별을 보지 못하고

계속 꾸물거리는 비와 흐린 날씨로 여행의 나머지 시간들이 어쩌면 암울하게 느껴지려 하였으나

우리는 별 개의치 않았다.

잘 될 줄 알았으니 말이다.

 이 블로그 '해외여행기'에 모두 써 놓았지만

태풍도 피하게 하시고

지진도 피하게 하시고

가는 곳 마다 한번도 제대로 된 여행을 하지 못하게 한 적이 없으신

하나님의 '우리 부부' 사랑하심을 믿었다. ㅎ

정말이다.

 그 이유도 안다.

여행을 해도 '예배'를 빼먹지 않음...

가장 중심에 하나님의 날.. 기본을 행함.. 자주 기도 함..을 모토로 행하고 있기에

그런 우리를 주님이 기뻐하심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사랑하시는 자에게 더 좋은 것으로 주시지 않으실까?


 아니나 다를까.. 빗 속 레스토랑에서

맛난 점심을 먹고

가이드의 차를 타고

'엉거스 산 트레킹' 을 나서는데

비가 딱 멈춘다.


엉거스산 트레킹 하려 차타고 가는 도중에 만난

원주민 청년의 멋드러진 모습.


  호텔 뒤편 .. 아주 넓은 초원을 가로 질러

군데 군데 원주민 사는 곳을 거쳐서

엉거스 산에 도착하니 하늘이 맑아지기 시작한다.

그래도 비온 후 라 땅이 질걱거리면 산행을 못할 것이 걱정되었지만

전혀........아니다.


 이 땅..

몽고의 땅은 물이 잘 스며들어가버려

순식간에 말라버린다.

거기에다 바람이 센 나라.

그래서 인지 대부분 초지이고 땅이 그러니 큰 나무가 자라기 힘들어

작은 야생초와 풀만 가득하다.

온 국토가...

(나무가 없음은 어쩌면 땔감으로 나무를 많이 베어서 일수도 있음은

유투브 어디에선가 본 것같다. )


산 중턱까지 태워다 준 가이드를 떠나 발걸음을 내딛기 시작하는 모습 .


 한국에서 3년간 살았다 하고 (쌍용자동차 .. ) 

한국을 엄청 좋아하는 이 호이가라는 가이드가 살갑다 .

 하나님 믿는다면서 나름 조신하게 행동하려는 우리 부부를 좋게 보았는지

생전 처음이라면서 산 등성 상당 부분까지 '차'로 타고 올라와 (길이 없다.. .그냥 달리면 길이다.ㅎ)

적당한 공터에 내려 놓아준다.

야.. 탄성이 나온다.

너무 아름다운 트래킹 코스고 그리 높아 보이지 않아 만만하다. (착시다.ㅎ)

 

 아내가 미리 타온 커피와 한국에서 들고온 몇가지 간식을 내놓고

공터 바위에 걸터 앉아 3명이서 출정식을 갖자고 하니

이 다변가(多辯家 ㅎ ) 호이가가

한국 발음도 잘안나면서 열심히 말을 해댄다.

' 이 지구상에서 어찌 이리 인연이 되어서 만나는 지 ... '


참 감상적이고 이쁜 친구다.

나이는 우리 부부보다 열몇살 어린데 몽고 자외선 탓인지

언뜻 비슷해 보이는 이 친구..

형.. 누나... 하는 듯 우리를 불러댄다.ㅎ

기특하다.

그냥 쑥스럽긴 하지만 모르는체 하고 받아 주었다. ㅎ



곳곳이 그림이다.

그냥 모든 게 힐링이다.


 그 친구는 한국 드라마에 푹 빠져 (이름은 모르지만 송승헌 나오는... ) 차에 드러누워  DMB보는 동안

아내랑 천천히 걸어올라 갔다.

 경사가 부드러웁고 보기에 가까와 보이니

서두르지 않아도 될 듯하고


동영상 △ .


내린 비에 시원해진 공기에 맑은 하늘 , 쾌청한 날씨 (보라..▲ ▲  진짜지..ㅎ 우리가 시작하니 쾌청하지.. )에

올라가다 아무데나 주저 앉아 둘레 둘레 자연을 누리며 행했다.  


산행 (아..굉장히 부드러운 능선이다...전체적으로 ) 뒤로 내려다보이는 모습.

아내..참 약한 사람이 이 고지를 지치지도 않고 따라온다..

지척으로 널려있는 야생화를 저리 꼽고 포즈를 잡아 보는게

 한국이라면 이상한 여인 (狂女, 미안합니다.ㅎ )이라 할 만하지만

이 풍경 속에서는 그냥 아름다움의 소박한 표현이라 할 것 같다. ㅎ

 

 아내.

참 ..약한 사람.

고지도 높고 , 조금만 걸어도 숨이 찬데 잘도 따라온다.

사람이 하나도 보이지 않고

오직 자연과 나와 아내 뿐...

고즈넉하고 너른 대 자연에 풀어지는 마음에

멀리서 들리는 뻐꾸기 소리는

어찌나 우리 감성을 자극하던지...

 내내 '너~~ 무 ~~ 좋다' 라는 감탄사가 떠나지 않는다.


 

엉거스 산 정상 .

 

 걷다 보니

어느 새 정상이다.

정상은 넓은 공지 처럼 되어 다음 산등성이로 계속 연결이 되어 있어

한국 사람들 많이 들 와서 멀리까지 산행을 한다는데

아쉽게도 신고온 신발이 운동화가 아니라서 자꾸만 발이 비틀리는 것도 그렇고

돌아다 보니 아내는 멀리서 그냥 누리고 ^^* 있을 뿐

올라올 생각을 안하니

인증샷만 찍고 아쉬운 마음 접고 돌아올 수 밖에 없었다.


하산하며 돌아다 보는 정상 부위.

들려오는 것은 버꾸기 소리와 시원한 바람 소리 뿐..

아.. 정녕코 마음이 확~하고 터지는 듯한 느낌으로

내내 아내와 난 감사의 탄성을 발할 수 밖에 없었다.


 돌아 내려오니

나름의 누림을 누리고 있던 아내 ^^*와 합류 하여

한걸음씩 내려 오면서

야생초, 야생화 (아내는 식물의 이름에 대하여 많이도 안다.  ) 를 보고

사진도 찍어가는 재미도 만만치 않다.

 하산 길의 그림자 둘.


마치 우리 인생의 시간 같은 느낌..

아내와 난... 같은 곳을 바라보며

모든 연단의 시간들을 잘 건너오고 있다.



 저런 길을 아내와 둘이서

그야 말로 누리면서 내려왔다.

 멀~리 우리를 마중하려 온 '차'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우리를 기다리며 태워다 줄 누군가

태워다 줄 자신의 사명을 완수해줄 우리가 즐기며 내려올 것을 기대하며

운전석 어디엔가 올려놓은 발을 까딱이며 자신의 즐거움을 즐기고 있으리라.


그게... 자연스럽다.

그게 사랑스럽다.


우리 부부.

마치 우리 인생의 그 시점을 지나는 양

이 내리막길을

같이 바라보며 (본향을 향해 , 같은 믿음으로 기도하며 살아가고 있듯.. )

내려가고 있는 그길이

이처럼 아름답다.


그것.

나머지 남은 여생도

지금껏 그리하셨듯

또 자연스럽고 차분히 인도하실 것이니

아무 걱정하지 말아라.. 하심 같이 느껴져

이 몽골의 여행이 또 기쁨으로 배가되는 듯했다. ^^*


호텔로 귀환 중 아주 가까운 (아니다.. 가까울 것 같이 보이는.. 이 정확한 표현이다.ㅎ)

낮은 구릉 (구릉처럼 보이는.. 이 정확한 표현이다.. 역시 .. 속았다..ㅎ)에

금방 밀면 밀릴 듯 보이는 (역시 속았다... 착시..) 돌들이 위태하게 보인다.

저 맑고 아름다움에 난 속았다. ㅎ


 이 .. 가이드 호이가.

참 재밌는 사람.

허풍도 많고 잘 안되는 발음으로 농담도 잘한다.

저~기 구릉위 보이는  조그만 돌덩이.. 밀어버리면 밀릴 거 같지 않냐고 자꾸 유혹한다.

갑자기.. .언덕 위로 올라가 밀고 싶은 충동이 들어서

어...조기 세워봐주세요.. 하고는

얼른 뛰어 내리는 데 뒤에서 '흐흐.. ' 하는 소리가 언뜻 들리는 듯하다.

 

 세상에 여행 중에 이런 돌발적인 프로그램이 있던가?ㅎ

아내는 그런 내가 또 재밌나 보다.

한참을 깔깔대면서 웃는다.

그래서 그 웃음을 기운 삼아 뛰어 올라오는 데......

한~참을 올라가도 정상은 그 자리다.

아... 지대가 1400 정도에 생각보다 높고 한참이라서

숨이 턱턱 막힌다.

나름 수영을 10년 이상 하고 , 한번 하면 1.5키로씩 쉬지 않고 하여

폐활량에는 자신이 있다고 생각하는데도

헉헉 댈 정도니 그 길이와 경사가 생각보다 만만치 않음을 느끼며

가이드의 유혹에 속았음을 느낄 때 쯤에야

겨우 돌 뒤에 자리할 수 있었다 .

크기가 아주 적어 보이던 돌이 내 어깨 정도되니

그 거리가 얼마나 멀었던 가 미루어 짐작할 수 있지 않던가?ㅎ


한참을 헉헉대며 올라간 높~은 구릉에 콩알 만이 보이던 큰~바위 세개를 등뒤에 두고 인증샷.


  차에 있던 아내는 밀릴 지 몰라 겁난다고

차를 멀리 피해있자고 부탁했단다.

그런데

괜한 염려다.

바위는 꼼짝도 않는다. ㅎ


열심히 내려와 차에 타니

호이가.. 재밌다는 듯 웃고 있고

아내도 자지라 진다.


참.. 좋은 여행이다.

가이드 호이가가 호텔 뒷쪽 구릉의 한번도 가보지 않은 능선을

차를 몰고 올라가주는 멋진 호의 덕으로

참으로 아름다운 풍광 속에서 누리는 경험을 하고 있는 중이다.


  호텔 가까이 오더니

갑자기 이 호이가  "'예수님 바위' 쪽으로 가볼까요? "하면서

차를 휙돌려 그냥 언덕배기 쪽으로 휘달려 올라가는 게 아닌가?


계속 '정해진 루트'가 아닌

새로운 길을 헤쳐나가는 것.

그게 진짜로 재밌는 여행 아니던가?

가이드가 '일'로서가 아닌

마음 맞는 동생이 형과 누나의 기쁨을 위하여

자기만이 할 수 있는 배려를 나누어 주는...

 너무 재밌었다.


아래 쪽으로 더 내려다 보면 묵고 있는 로지가 보인다.


'예수님 바위'라는 것은 없다.

실제로.ㅎ

 아침에 승마 체험 하고 돌아오는 길목에

'부처님 바위'라는게 있어서

우리 부부.. '예수님 바위' 없냐니 이 장난 좋아하는 가이드가

호텔 주변에 밀면 밀릴 것 같은 바위를 보고 그리 이름하더만..

갑자기 꽂힌 필에

이렇게 돌발적으로 올라온 것이다.


세상에 어디서 할 수 없는 체험.

그냥 초지로 이루어진 구릉 ..

길이 아니어도 달려도 되는 곳.

차 안에 서 바라보는 그 광경은

참으로 놀라운 경험이 아닐 수 가 없었다.

누가 있어서 이런... ㅎ..

아마도 전세계에서 얼마 안되는 소수 만이 할 수 있는 경험일 듯하다.

그곳 원주민이 말타고 올라오는 것도 아니고 말이다.


 어쨋든

바람이 세차게 몰려드는

호텔 뒷 편을 병풍처럼 막아서있는 기암괴석을 기준으로

이렇게 구릉이 형성되어 있었고

그 정상에서 내려다 보는 호텔은 또 남다르다.


 내려와 저녁을 먹고는

내일 아침 , 역시 느즈막히 9시에 식사를 하기로 약속하고는 헤어졌다.

 

 새벽 1시는 되어야 별이 잘 보인다는 이야기를 듣고는

기대하고 잠시 기도했다.

흐린 날씨 아니도록..


 사진을 정리하고

컴퓨터에 올리고

잠시 잠시 끊겻지만 무리 되지 않는 속도의 인터넷으로

늦게 나마 '모바일 핫스팟'으로 연결하여

발칙한 큐티에 글을 올리고

유튜브 잠시 보다가 (아.. USIM은 몽골 도착하는 순간 여행사 사장이 바꿔줬다. )

시간되어 밖으로 나가봤다.


아..................

세상에 .........

내 흐린 눈으로도 별이 '주먹~'만 하게 보인다.

거짓말 조금 보태서..ㅎ

(아마도 호이가 탓인듯.. )


산 등성이로 올라가 봤으면 좋았을 것을

신발이 영 위험하여

길 가운데 아무도 없는 데 혼자 목을 최대한 뒤로 젖히고는 바라보는

밤하늘은 그야말로 '별천지 '였다.

내 눈으로도 '은하수'가 마치 구름처럼 별과 별 사이에 끼어 있는게 보이는게 아닌가?

야...............

별 좋아하면 관찰 할 수 있는 망원경 (내 것은 그냥 망원경이라 도저히 흔들려서 볼수가.. ㅠ.ㅠ;;) 들고

오거나 아니면 깔개 깔고 누워서 이불 덥고 하늘을 바라봤더라면 좋았을 것을.. 싶었다.

이러니.. 몽골 사막에서 바라보면

그 풍취가 어떨것인가.. 상상만 해도 귀한 체험이었다 .


더 이상 있다가는

젖혀진 고개로 목병나거나

내 알지도 모르는 사이 발하는 탄성으로

길 양편의 게르 손님들 다 깨울까 두려워

입을 막아가며 신음같은 탄성소리만 발하다가

들어와야 했다.


잠..

공기가 맑아서인지 잘왔다.

기도하고 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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