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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누에고치 추억

주하인 2005. 8. 18. 00:17

제사(制絲)공장 주인이신 주님 >> 
 
 내가 초등학교 저학년 때 우리 사촌누나가 우리집에 잠깐 거하다가 아버지- 시골 경찰 근무하시던 막강파워..어릴 때 난 그리 느꼈음..ㅎㅎ-의 소개로 직업이 귀했던 당시에 제사공장에 근무했다.

 

누이는 아주 키가 적은 여자 였으나 생활력이 강했고 형제들에 대한 애착이 많은 또순이 같은 사람이었다.

 

그래서 집에 올때마다 어려서 부터 사람 잘 사귀지 못했던 나에게 잘대해주고 올 때마다 번데기 -정말 싱싱하고 맛있었다.  삶아서 소금을 넣어 먹으면 진짜 맛있다.  

 

아마... 마귀의 입장에서 불신자 번데기 먹으면 이런 맛일 게다... 싱싱한 불신자 번데기...아니면 실족할 위험있는 기독교 번데기 ..- 잔뜩 가져다 주었다.

 

난 그 누나가 좋아서 학교를 끝나기 무섭게 제사 공장으로 면회 한번 간적있다.

 

누나는 흰 머리 두건에 제복을 입고 날 공장에 인도해주었던 기억이 난다.

 

퀘퀘한 냄새나고 뽕잎이 잔뜩깔려 있는 양계장 철그물 처럼 생긴 곳에 꾸물 꾸물 기어다니는 누에가 잔뜩 있었다.

 

다른 방에 가니 정말 눈사람 처럼 생긴 고운 누에고치가 다소곳이 있었다.

참 이뻤다.

하얀 눈사람 처럼 생긴것이 약간은 반짝 반짝거리고 살짝 눌러보면 탁구공 보다 약간 약한 탄력으로 살짝 밀고 나오는...

 

또 다른 방에 가니 이 고치들이 뜨거운 물에 삶아져가고 있었다.

긴 직사각형의 통 에 뜨거운 물이 잔뜩들어 있고, 고안에서 누에고치들이 뱅글 뱅글 돌아가고 있었다.

양 옆에는 사람들이 실을 뽑아가고 있고...

너무 어려서라 정확한 기억은 나지 않지만.. 그리고 완전히 나체가 들어난 속살을 따로 모아 '번데기'로 파는 것 같았다.

 

 

 오늘 '보장'에 대하여 묵상하며 이 누에고치가 갑자기 생각 난건 웬일인가?

 

마치 우리의 삶이 하나님이 안계시면 이런 것이랑 다름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따사롭고 편안한 환경(누에의 입장)이고 먹을 것이 풍부하고... 퀘퀘하고 정감스러운 냄새.... 아무것도 부러움이 없다.

그러다가 때되면 단단한 자아의 껍질로 -눈에 보기 아주 선하다.  하얗고 반짝이고,- 살살 실을 뽑아 내어 자기를 감기 시작한다.

 이때까지만 해도 주위의 누에 친구들이 보였고 대화도 했었는데.. 어느 순간 되니까  오직 따사롭고 평화로운.. 천국같은 홀로 만의 공간이 이루어져 있는 것이다.

아무도 침범할 수 없고 아무도 건드릴 수 없는 자기 만의 공간................

거기에서 누에는 아무런 고민과 갈등도 없이 자는 것이다.

 

그러나

 

이 편안함과 안온감이 진실일까?

 

마귀가 호시탐탐 뜨거운 물에 집어넣기 위해 얼마나 기다리고 있는가?

잘 성숙한 번데기가 되길...

 

시간이 되면 번쩍 .. 똑같은 누에고치 집단의 체를 들고 뚜벅뚜벅 걸어간다.

 

그리고는 확 쏟아 붓는다.

뜨거운 물에..                                

 

 

그러면 자아의 깊은 틀속에 잠자고 있는 번데기는 당황하기 시작한다.

 

뜨거워 지고 갑자기 보장 자체가 흔들리고 빙빙돈다.

거의 죽을 지경까지 뜨거워서야 마귀에게 실(絲)을 빼앗긴 번데기는 영문을 모른다.

죽기 직전에야 모두 빼앗긴 번데기 신세임을 깨닫고 마귀의 입속에서 처절이 고통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톡 ~'

 

이것이 번데기의 최후 유언일 뿐이다.

 

 

그러나..

운이 좋게 도 ..

하나님의 손길이 닿는 천우신조의 번데기는....

(철저하게 하나님의 선택이다..  다음 누에의 번성, 즉 천국 백성의 재원확보를 위한...)

살아남는다.

그것 뿐인가?

그 분의 도우심으로 '자아의 틀'을 깰 수 있게 된다.

그러면 .. ..

번데기는 조심스럽게 조심스럽게 밖으로 밀고 나온다.

스스로 나오는 몸짓이 예전과 조금은 다르게 느껴진다.   어렸을 때 누에 때는 배로 밀고 스르륵 나오면 되었는데.. 뭔가 배 아래 쪽에 별개의 힘.-다리-가 느껴지고 등쪽에도 거대한 힘이 솟구치는 게 아닌가?

 

드디어는 밖으로 나왔다.

 

얼마나 눈이 부신지?

도저히 상상을 못할 광경이 눈에 보인다.

햇살은 축복을 해주고 산들 바람은 몸을 간지르고 지나간다.

공기는 맑고 파란 잎은 기가 막힌 느낌으로 영혼을 헤집고 지나간다.

 

아...

갑자기 누군가에게 손을 들어 노래를 부르고 싶다.

(스스로에게 뭔가 있음을 안다. .. 날개)

 

그리고는 펄럭여 본다.

 

몸이 뜬다.

찬양과 더불어...

 

마침 불어온 바람이 배 밑을 받쳐 올리다.

 

신기하다.  

몽이 뜬다........................아주 아주 높이 .....................

 

참으로 감사하신 분.

 

모든게 그 분의 뜻인데..

난 운이 좋게도 이리 선택받고

약간의 깨달음으로 인해...

세상의 껍질을 깸으로 인해....

 

세상과는 다른 성별된 삶을 살게 해주시고..

내 밑을 떠 받쳐 주시는 성령의 도우심으로 인해..

내 속에서 나도 모르는 깊은 기쁨과 찬양이 나오며...

 

난떠오르고 있다.

난 천국으로 가고 있다.

감사하고 감사하신분..

 

주님..

그 분으로 인해..

난 나비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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