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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상(床)(막2:1-12)

주하인 2015. 1. 5. 15:05

 

11 내가 네게 이르노니 일어나 네 을 가지고 집으로 가라 하시니 
  '상'

 '床 '

평상.

누워서 친구들에게 들려온 그 상.

친구들의 우정의 표현이고

절절한 회복에 대한 상징이며

불편하고 답답한 현실이지만

도저히 탈피하지 못할 절망의 상징이기도 한

그 평상.

 

그것을 가지고 집으로 가라...고 하셨다.

그것도 '일어나'..하셨다.

 

무엇이던가?

내게 의미 있이 다가온

오늘의 내 '상'은...?

 

오늘 점심.

지난 14년간 내 주위에서 날 도와주고

같이 웃고 울던 식구 같은 동료 (간호사, 조무사, 의사... ) 몇을 초빙하여

점심을 나누었다.

모두 아쉬워 한다.

나도 그렇다.

그래도 아쉬워 해줄 동료들이 있으니 참 감사하다.

지난 세월 동안 아주 나쁘지 않게 행동을 했나보다.. 싶어서

함께 해주신 하나님의 은혜에 다시금

조용히 감사드리고 싶었으며

한편으로는 내일까지만 근무한다고 하니

마음이 아프기도 하고

누가 붙들어 주었으면 .. 하는 생각도 불현듯 든다.

금년 초 새로온 수술방 간호사.

신참의 당황함이 안타깝기도

그 순수함이 귀엽기도 해서

곧잘 장난치면서 친해진 간호사..

'오빠.. 가니 서운해?' 하니 그렇다면서

눈을 크게 껌뻑거린다.

나가면서 문앞에 놓인 사탕을 하나 입에

까 넣어 주며 아쉬움을 표한다 .

 

아.

좋은 사람들.

 

그러나 마음을 돌이켜

다시 현실을 보면

하나님이 허락하신 '고센'에 나가면서

그냥 붙듦에 붙들리는 것은

그리 탐탁한 선택은 아닌 거 같기는 하다

 

' 평상'

어쩌면 '소경의 지팡이' 와 비슷한 개념이 아닌가 싶다.

눈뜨고 나면 지팡이는 필요없는 것이 되고

오히려 일상의 일을 하는데 걸림돌이 된다.

평상.

건강한 자들에게는 필요없는...

하지만 아프고 힘들때는 우정과 거부할 수 없는 운명이었다.

하나님 만나고 나면

아무런 쓸모가 없어지는 '과거'의 상징.

 

나.

이 병원의 추억이 필요없다는 것은 아니다.

어쩌면 매달리는 '미련'을 말씀하시는 거 아닌가?

 

아침에 '카카오 톡'으로 그 안에 저장되어 있는

병원 직원 대부분에게 하루 전의 이별 인사를 보냈다.

그러자 마자... 곧

행정 직원이 와서 내 방을 빼는 것에 대하여 이야기 한다.

그런의도는 아니었겠지만

'쫓아냄'을 당하는 느낌이라서 서운하려 했다 .

 

평상.

이런 거 아닐까?

괜한 미련.

회복된 자에게는 더 이상의 미련이 필요 없다.

그래서 점심 약속을 두고

나도 모르게 그들에게 내 속상함을 피력하고 자 했던

억울한 속상함을

가만히 직면하게 되었다.

그래.. 붙들어 주고 잡아주고 위로해주면 좋겠지만

어차피 난.. 건강하고

더 좋은 곳 (실제다.. 하나님의 인도하심 !)으로 가면서

미련을 남기지 않아야 한다 .

미련을 필두로 한

속상함, 괜한 억울함... 을 내려 놓아야 한다 .

그것이

내가 '걸어서' 나갈

회복의 기회다 .

 

그래서 그랬다.

조금은 그랬다.

식사 중에 억울 함을 자제하고

오래 같이 있었던 기억 만들을 가지고

나누었다 .

많이들 아쉬워 한다 .

 

올라오다 에스컬레이터 맞은편에서

날 발견하고 가정의학과 K샘 (20여년 젊은 여의사 )이 다가와

많이 아쉬운 목소리로 따라오며

안타까워 해준다 .

그래.. 그리 행동을 잘 못하지는 않았나 보다.

적은 그녀의 손을 잡아주며

아쉬움을 달랬다 .

 

 진료실에 앉아 내일이면 마지막이 될

이 시간 속에 앉아 있다 보니

생각지도 아니하게 후배 샘도 찾아온다 .

오랜 시간 이야기 후 돌려 보냈다.

 

감사하다 .

하나님이 마음을 조금 내려 놓으니

다른 사람들의 나에 대한 사랑을 보게 하는 구나.

 모두 예수 그리스도의 말씀 탓이다.

그래도 '들고 나갈 상'이 무엇인지

알게 하심을 감사한다.

 

 

주님.

죄송해요.

바쁜일로 자꾸 뒤로 밀리는 하나님의 묵상.

기도할 때마다 죄스러운 마음없지 않지만

주여..

삶이 이리 붙드니 이러는 저를 가여이 여기소서.

주여.

오늘 주신 여러 주심에 우선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주신 것중...

사람들의 안타까이 여김을 내 상으로 삼아오진 않았나 싶습니다

상을 너무 기대하여

내 걸어가지 못했던 내 .. 그런 올무.

인생의 올무.

그러나, 하나님의 말씀이 있으시면

나 그 상을 깨닫고 힘내어 들고 갈수 있음도

오늘 다시 알았습니다.

주여.

힘을 주소서.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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