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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 얘기

겸손에 대하여

주하인 2006. 5. 6. 11:08

 

 

( 우리 주님이 지으신 이 광할 한 세계에 난 한점 티끌보다 적지요.   )

 

 지금 방금

아주 조그마한 할머니 한분이 진료실 문을 나가셨다.

어찌나

조용하시고 몸 움직이심이 단아하신지

그 분의 존함 이신 옥용이란 단어가

참으로 잘 지으신 이름이구나 생각이 들 정도이다.

 

얼마전에 배 아프시다고 오셔서

초음파를 하여 보니

자궁 안에 물 같은 것이 보여

간단한 처치 후 조직 검사를 보내시고

며칠 간을 소독하시러 내원 하셨다.

 

보통

노인 분들은

아주 미안해서 어쩔 줄을 몰라 하시며 들어오시거나

아니면 아예 호들갑을 떠시며 오시거나

의지하시려는 모습을 보이시는 경우가 일반적인데

이 분께서는

아주 조용히

눈도 부끄러워서 아래로 내리 뜨시고 숨소리 한번 제대로 내지 않으시고

조용히

왔다가

아주 조용히 가시는 분이시다.

 

이 분께서 오늘

조직 검사 결과가 정상이라는 말씀을 드리니

눈시울을 붉히시며 십여번 이상을 '감사합니다.'라는 말씀과 더불어

인사를 하시며

나가신다.

 

참으로 정이 간다.

 

그 속에 저리도 깊은 걱정이 있으시면서도

배려하시려

자신을 낮추고 다니시는 그 모습이 참으로 아름다와 보인다.

연세가 80이 다 되신 나이이신데도

참 곱다는 느낌이 든다.

 

'겸손'이 이리 아름다우시구나....

 

 

어제 저녁은 목회자 부부학교가 있다고 해서

찬양 및 부조장 섬김으로

근처에 있는 SJA교회에 갔다.

그 교회는

10000명이 넘는 교인이 다니는 큰 교회다.

 

목회자 학교 답게

담임 목사님이신 P목사님께서 직접 강의를 하시면서

오랜 시간을 대담하셨다.

 

 그날이야 알았지만

그 분께서 그리 아파 보이시는 이유가 '파킨슨 병'이라는 무서운 병을 10년 전 부터 앓고 계셨다한다.

 너무도 힘이 없이

'아침에 눈을 떠서 숨을 쉴때 부터 힘이 들어요...'하시는

그 목사님의 말씀에 가슴이 저미어 왔다

 

그러면서

여러가지 궁금증이 떠올랐다.

 

그러나

그 분은 그걸 아신지

그 짧은 시간에 아주 '솔직히 ' 말씀해 주셨다.

 

그 중에 가장 기억이 남는 것이 이것이었다.

 

" 큰 비젼을 가진 적이 한번도 없었다.

그냥 하루를 순종했을 뿐이다.

순종이란 이것이다.

새벽기도 갔다와서 급히 밥먹고 안양지역 전지역을 교회의 이름 걸지 않고

전도하러 다녔다.

그리고 제자 훈련에 열정을 바쳤다.

주님의 일이라면  교육에 아이디어를 바쳤다."

 

그러다 보니 오늘 같이 커졌다고 하시면서 최근에야 비젼을 주님이 주셨다고 하시면서 이 정도의 노력이야 누구든지 하시지만 결론은 주님의 주권으로 주신 것이시고

희한하신 것은

10년 전 병이 나서 부터 더욱 커졌다는 사실이시라면서

병이 나니까 교인들이

목사님 '겸손'해 보이신다면서 얼마나 좋아하는 지 모른다고 그 병세의 와중에 농담을 하시는

그 분을 뵈면서

속으로 "아~"

했다.

 

 

그 분을 뵈면서

느끼는 느낌이 참으로 약하지만 참으로 파워풀하다.. 였다.

실같이 가는 음성이 지금까지 깊이 남아 있다.

 

그 느낌의 실체가 '겸손'이었다.

겸손의 앞에 주님이 서 계시다.

겸손의 뒤를 순종으로 쫓아 가고 계신다...는 느낌이다.

 

 오전 프로그램이 끝나고 오후를 위하여 스텝들이 모여 잠시 찬양연습을 하는 중

어려운 걸음으로 들어오신 그 분에게

뛰어가는 교인들에게서 깊은 존경심을 봤다.

 

아.....

 

약할 때 강함 된다는

그리고 그 약함을 그리스도를 위하여 오히려 기뻐한다는

사도 바울의 고백이 헛것이 아님을

 

오늘

아주 약한 할머니의 자그마한 체구와

어제 파킨슨 11년 차 목사님의 현상에서

깊이 느낄 수 있었다.

 

 

약함은 강함이다.

 

겸손은 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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