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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 얘기

선교사님 부부

주하인 2007. 3. 16. 12:56

 

 

며칠 전 소개로 한 부부가 내 진료실에 들어오셨다.

폐경기 증상으로 인한 상담이시란다.

 

두분은 참으로 표정이 온화하고 단아하셨다.

남편 분은 한걸음 떨어진 보호자 석에 앉으셨고

부인은 나와 마주 앉았다.

 

선교사 부부셨다.

남편 분은 목사님.

부인 분께서 말씀을 떼시는데 느리고 힘이 없으셨다.

탁 보니 우울증 시초셨다.

 

 1년 전 폐경이 되신 이후

선교지에서 열심이신 목사님을 수발하시면서

기도와 노력으로 이겨내려 하셨으나

시간이 지나도 차도는 없고

자꾸만 몸이 구석구석 아프고 피곤이 심하여져서

평소에 깔끔하시던 일 조차도 하시지 못하시는 상태.

그러시면서 그러한 사실이 자꾸만 더 마음에 걸리시고 짐이 되심에도 목사님 주님 일 하시는데 방해가 되실 까봐 내색은 하지 못하고 계시다가

국내에 들어와 다시 들어가시기 일주일 전인 상황이었다.

 사모님께서는 그냥 인내하려하시다가

이대로 가시면 스스로 견디지 못할 것이 분명하다는 판단하에

본원에 계신 분이 생각나서 산부인과로 오시게 되신 것이란다.

 

 이런 경우 원인이 분명하다.

갱년기가 되면서 몸에서 점차로 여성홀몬이 감소되기 시작하고

세월의 이유로 근육의 힘이 없어지게 되어

피곤을 자주 느끼게 되고 피부는 탄력이 없어지는 등 노화 증상이 생기게 된다.

거기에 어떤 이유로 해서 호르몬 감소가 마음에 우울 증상을 촉발하는 경우도 겹치게 된다.

 그러면 많은 분들이 우선 그것을 이기기 위하여 나름대로의 노력을 한다.

열심히 운동이나 보약을 먹기도 하고

어떤 사람은 심리 상담 받으러 다니기도 하고

신실한 기독교인 같은 경우 기도에 최선을 다하여 매달리게 된다.

 반면에 피하기 위해서 술이나 약물 중독에 빠지기도 하고

고통을 잊기 위해 외도나 다른 종류의 좋지 않은 경우로 들어가기도 한다.

다행히 이겨낼 내적인 힘이 있는 경우는 서서히 회복이 되지만 , 개중의 몇몇 분들은 견디지 못하고 우울증에 빠지는 경우도 아주 많다.

 

  문제는 위처럼 최선을 다하여 주님 앞에 매달리던 분들의 좌절에 있다.

그러하신 분들은 표현은 할 수없지만

마음 속에 '하나님을 믿는 자로서...'라는  좌절감이 하나 더 붙혀지면

그 무게는 상상을 불허할 정도로 무겁게 눌러오게 된다.

 

 그래서 난 컴퓨터를 치며 증상을 받아 치던 자세에서 돌아 앉아 - 진료의자가 이래서 난 좋다.  돌아 앉을 때 훽~하게 돌아 앉아서 폼이 난다.ㅎㅎ- 눈을 쳐다보면서 자신 있는 미소를 지으면서 '걱정마라'고 안심을 시켜 드린 후 예상할 수 있는 몇가지 증상에 대하여 여쭈어 보았다.

아니나 다를까 혼자만 깊숙이 가지고 누르고 있던 증상에 대하여 들여다 본 것처럼 얘기하는 나에게 놀란 표정을 짓더니 조금 있다가 눈물을 주르르 흘리신다.

 정숙하고 현숙한 여인의 기품으로 가만히 계시던 그 분 사모님께서 얼굴은 애써 무표정을 잡으려 하시지만 그 눈은 벌써 동공이 커져 있고 눈 주위 근육이 최대한 커지면서 흐르는 눈물은 여러차례 보아왔지만 볼 때마다 마음이 찡하다.

 그 분들 가슴 속에 누르고 있는 그 짐의 무게가 얼마나 무거웠기에 저러한 눈물을 흘리시는가?

 

  영육혼, 全人의 원리에 대하여  설명드리기 시작했다.

 " 아시다 시피 사람은 영혼, 마음, 육체의 부분으로 이루어 졌습니다.

 지금 사모님은  갱년기라는 시기에 도달하셔서 호르몬 결핍에 의한 제반 '육체 약화'현상이 오는 것이다.

 그러다 보면 마음이 싱숭생숭 해지게 되고

마음이 싱숭생숭해지면 공중을 마치 텔레비젼 전파처럼 떠돌아 다니는 영적 세력들의 소리가 들리기 시작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런 세 부분은 서로 밀접한 연관이 있습니다.

영혼에 구멍이 있는 자들이 -불신자...- 귀신이나 사단의 세력에 의하여 생긴 문제로 육신에 반응이 나오고 마음이 고장날 수도, 오랜 성장기간의 상처로 육체의 고통이 올 수도, 그걸 해결하기 위하여 점이나 굿을 하다가 귀신들릴 수도.......... 이처럼 서로 밀접한 관계를 이루고 있습니다.

 그걸 대처하기 위하여 어느 한 곳에 집중하는 것은 마치 사막의 모래를 파다가 자꾸만 팔 수록 스러지는 구멍과 같은 현상이 벌어지는 것입니다.

따라서 세 부분을 따로 생각해야 합니다.

영혼은 기도로...

마음 부분은 가벼운 조깅이나 운동과 더불어 힘들면 상담을..

그리고 육체의 부분은 홀몬 대체 요법이나 운동으로 대처하면 됩니다.

동시에요.

 

 문제는 '기도'하는 사람들에 있습니다.

주님은 전능하신 분인데 이걸 해결하지 못할까...하는 당연한 의문입니다.

그것은 당연히 맞습니다.

성경 어디에 보아도 다 이루신다고 하고 지금 껏 삶을 되돌아 보아도 응답 받은 예를 보아서도 그것은 틀림이 없습니다.

 문제는 우리의 믿음 부분에 있습니다.

(그리고 응답과 치유는 우울증이나 치료라는 눈에 보이는 문제 보다는 합력하여 선을 이루시기 위한

  주님의 주권적 부분이라는 것도 너무 당연하고요.)

 그건 우리의 믿음이 사도 바울이나 베드로 같은 정도가 아닐 것이라는 데 있다는 것이지요?

사모님?

사도바울 만한 믿음 있으세요?

전 없습니다.

그렇다면 일반은총으로 허락된 의사에 대하여는 어찌 생각하십니까?

약간 부족한 믿음을 보충하는 육신의 부분을 담당하는 자들.

저같은 자도 주님의 섭리하에 있으니 필요하시면 도움을 받으면 되지 않겠습니까?

 홀몬 대체 요법 하시면서 가벼운 운동으로 마음을 편하게 하시고 기도하심이 효율적일 듯 싶습니다.

물론 세 부분에 대한 비율은 스스로 맞게 결정하시면 됩니다. "라고 설명 드렸다.

 

 또," 사모님, 영육혼의 이런 원리를 알면 우울한 마음과 육신의 아픔이 올 때 다투기 보다는 받아드리는 것이 우선입니다.

 그것은 싸우려 덤비는 사람한테, 그래 내가 잘못했어..라고 의미없이 수긍해도 싸움이 끝나는 것이랑 똑같습니다.

육체와 마음 부분이 힘들면 그냥 받아 들이시고 기도할 때 주님께 이르세요."

 그리고 그 전날 묵상으로 외웠던 시편 36:1절 구절의 '여호와여 나로 다투는 자를 다투시고 나로 싸우는 자를 싸우소서'라는 구절을 말씀드리며 

" 다윗이란 인물이 훌륭한 것은 그 원리를 아는 것이지요.

 마음이 뒤죽박죽 되는 상황에서 그 원수의 조롱에 대하여 싸우지 않았습니다.

그냥 주님이 다투시고 주님이 싸우시길 간구했습니다.

그리고 그는 주님 뒤로 가만히 내려 앉은 것입니다."

 

 설명이 진행되는 동안 보호자로 오셨던 조용하고 온화하시던 목사님의 눈이 점점 커지시면서 자꾸만 가까이 다가와 앉으시면서 하시는 말씀이 이렇다.

" 아..

 어디에도 듣지 못한 소리를 듣습니다.

정말 그렇군요.

 실은 지금까지 아내를 안아주고 기도해 준적이 없습니다.

아내도 날 생각해서 참기만 했지 부탁한 적이 없었지요.

오늘 아침 병원에 오기 전 처음으로 안아주며 기도를 했습니다.

그러니 응답이 오는 군요.

너무 은혜를 받았습니다. " 하시면서 연신 고맙다고 하신다.

 

 아울러 하시는 말씀.

"직업을 바꾸세요.

 목사님으로요."

 

 

 두 분은 나가시면서 연신 고개를 구부리시면서 가신다.

사모님의 얼굴이 굉장히 화사해지셨다.

 

 2년 넘게 묵상을 하면서

전인치유라는 프로그램을 진행케하는 이 병원에 근무하게 하시는 주님의 뜻에 대하여 조금씩 느끼게 되는 듯도 하다.

 

난 내 힘든 경험과 내 의사라는 직업과 더불어

주님의 특별한 은총으로 조금 더 통합적으로 볼 수 있는 기회와 능력이 생겼다.

힘든 분 들에게 약간의 도움을 드림으로써

그 분들이 회복이 되어

자신들이 섬기는 영혼들에게 좀더 큰 위안이되고

그 위안을 통하여 큰 부흥이 있을 수 있도록 하는 계기가 될 지 또 어찌 알겠는가?

 

참으로 기쁜 20 여분의 시간이 었다.

보람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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