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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외여행

20160118-20 부산~동경 ~삿포로행 밤기차

주하인 2016. 1. 28. 22:51

 

01.18  03:30분경 부산국제여객 터미날 앞

동행자는 오직 내 그림자 뿐.

아니다.

난 늘 하나님과 함께 간다.

그래서 외롭지 않고 두렵지 않다.^^*

 

 

 01.13일 까지 CJ 의료원을 마감하고 짐 정리 간단히 한 후 집으로 올라왔다.

새로운 평택 병원에는 02.01일까지 출근하면 된다.

보름 이상의 시간이 있다.

아니다.

중간에 연말 정산도 해야 하고 이사도 해야 한다.

그래서 얼른 얼른 이삿짐 센터 예약 해놓고 갈 병원에 가서 신체 검사를 15일 부터 해야 했다.

그러고 보니 '환경 좋은' 충주에서 하루의 시간이 있어

13일 밤에 갑자기 눈 트랙킹에 필요한 '스패클, 아이젠...' 등 이마트에 가서

중국산으로 일회용이라 생각하고 얼른 사온 후

14일 소백산 트랙킹을 했다.

 

 

아.. 넘 멋지다

 

.소백산 연화등 휴계소 바로 밑에서 

 

 

  이전에는 몸쓰는 것을 아주 아주 싫어해서

산행을 하는 자, 그것도 겨울에 하는 자들의 심사를 전혀 이해 하지 못했던 나다.

물론 글쓰는 자, 그것도 시간에 쫓기듯 매일 쓰는 자들은 경외의 대상이었었다.

자전거는 엉덩이 아파서

달리기는 장단지와 폐가 터지는게 두려워서 정말 정말 싫어했던 나다.

더구나 수영은 고등학교 때 물에 빠져 죽을 뻔한 이유로 겁을 내던 차다..

50대초반 까지....

그런데 어찌 된일인지 하나하나 접하게 되더니

그런데.. 그걸 내가 해내고 있다.

 요번 산행과 일본 여행도 정말 생각지도 안했던 것을 생각나자 마자 해치웠다.

비록 시간이 없어서 정상 까지는 올라가지 못했지만

그동안 열심히 움직여둔 근육의 도움으로 지치지 않고 올라갔다 왔다.

그리고는 새벽 4시까지 '병원'과 '숙소'의 짐을 정리했다.

 15일 이사할 집을 정하고 모든 일을 마친 후

금요 찬양에 선 후 17일 되니 아무 일도 할 것이 없이 늦잠 자고 일어났다.

그래서 어떻게 할 것인가 고민하면서 나름 기도도 했던 것을 결정했다.

더 열정적으로 선교하고 봉사하면 내 성화는 훨씬 빨라질 것은 같지만

내 속의 울뚝불뚝이 어떨지가 두려워

자연스레이 허락을 맞고는 움직이는 게 내 영성의 흐름이다. ^^*

 

두곳을 생각했었다.

아시아, 유럽(스페인)

아시아는 중국은 싫고 (이상히도 내 취향은 아니었다.)

일본이나 동남아인데 별로다.

아니다 .. 솔직히 열흘 가까이 움직여야 하는 데 비용부담이 있다.

그래서 갑자기 생각난 것이 기차타고 '일본 종단 여행'을 배낭여행으로 해보는 것이다.

그런 생각을 하게 된 것.

 이삿짐을 꾸리고, 그동안 살아보면서 느껴지는 것....

사람이 사는데 그리 큰 짐이 필요가 없는데

우리는 너무 많은 것을 끼고 산다는 것이다.

짐...얼마 안되더라.

정말..

 

그래서 더 늙기 전에 아직 체력이 바탕이 될 때

아주 저렴한 홀로 배낭여행을 해보고 싶었다.

아내는 약하여 홀로 가기로 했다.

다행이도 시간이 충분하고 다녀와서 연말정산....등 서류 작업할 시간도 여유롭다.

 

 기왕에 배낭여행, 종단 여행이라면

배타고 (그것도 후쿠오까까지 3시간 밖에 안걸리는 빠른 쾌속 선보다는

13시간 정도 걸리는 크고 침실 있는 뉴카멜리라는 배를 타고 가리라 )가서

Urailpass처럼 JR pass 이용하면 아주 저렴할 것으로 생각이 되어서

그리 계획을 짜고 시간을 보니 월요일 (주일 예배는 드리고...) 부산에 가서

저녁 7시 떠나는 배를 타고 다음날 아침 6시에 도착하는 배 타면 되었다.

그래서 주말 저녁에 예약을 하였으나

월요일 되니 인터넷 예약이 평일 기준 2일 전에 해야 인터넷 할인가 (6만원) 로 되는데

현장에서 직접예약하고 일인실 침대칸을 추가 예약하고

JR 패스까지 (이것은 절대 일본내에서는 살 수가 없다. 국내에서 교환권을 사서

일본 역 구내에 있는 미도리모다구찌?라는 창구에 가서 바꿔야 한다.) 사고나니

뱃삮 편도 17만원 (실제는 13만원인데...) + KTX(5만원)+ JR pass( 30만원) 해서

비행기 삯+ JR pass 값과 별차이 없다.

단 .. 며칠 시간이 더 있더라면 할인가 할 수 있고

왕복으로 끊었다면 비교할 바 없이 쌀 텐데

단독 침대칸 ( 늙으니... 어쩔수 없다.  숙소비라 생각하고 지출..)

올 때는 피로도에 따라 비행기나 오사카에서 배타고 올 가능성 있기에

십만원 가량 더 무리했다.

 

 

 

*후쿠오카 역의 창구에서 JR pass 개통 시작했다. 일주일짜리 패스를 사 가지고 19일 아침부터 시작하니25일까지는 살인적인 교통비에서 자유로와 졌다

  

 

 

 뉴카멜리아는 훼리호이기에 아주 큰 배인데 신혼 여행 끝나고 제주도에서 부산까지 훼리호타고 오면서

심한 멀미했던 경험이 있어서 멀미약을 먹고 탔다. 

일곱시 출발하는 배이기에 3시반에 부산에 떨어지는 KTX타고 도착하여

인터넷 '배박사'라는 홈페이지 이용하여 할인 받지 못한 가격으로

배표와 JR pass 구입하기 위하여 007 처럼 접선하고 4시 조금 넘어 수속을 시작한 후

잠시 대기하다 배를 탔다.

올라가자 마자 짐풀고 닦고 나니 피곤이 밀려온다.

누웠는데 배가 출렁이는게 옛 신혼여행의 기억이 몰려와 조금 두렵더니

어느샌가 잠이 들었다.

생각으로는 밤배 바닷가에 나가서 홀로 여행하는 자의

외로울 상황이 외롭지 않는 든든함의 원천이신 예수를 묵상하고

그 마음으로 여유를 즐기려 했건만

눈을 떠보니 어느새 '후쿠오까'에 도착하여 하선준비하라는 안내 방송이 나온다.

야...

벌써 여행 하루를 넘겼구나.

그래..

그래도 여행이라는게 기대를 가지고 하루 하루를 흘려 보내는데도 의미가 있으니

그런 의미에서는 하루 벌써 잘보냈구나 싶고

어찌 그리 잠이 쉽게 들고 깊이 들었나 아쉽기도 했다.ㅎ

 

 후쿠오까 역까지는 버스를 몇 정거장 타고 나가야 한다.

그래서 그랬다.

그리고 JR 패스를 개시하고 일본인 치고는 비교적 영어를 잘하는

직원들에 부탁하여 미리 몇 몇 코스의 예약을 미리 했다.

 

JR 패스에 대하여 간단히 알아야 한다.

일본은 다른 물가는 우리나라와 큰 차이가 없어 보이는데

교통비와 주거비는 정말 살인적이다.

만일 기차를 타고 내가 목표로 하는 삿포로까지 간다면 편도만 100만원 가까이 나올지도 모를 정도다.

거기에 국토가 길어서 종단 열차를 타고 당일에 올라가기는

아주 젊고 체력 좋은 사람들 아니면 어려울 듯 싶다.

 

 

 

캡슐호텔 로비를 지나자마자 있는 라커들

 

캡슐 호텔 방에 들어가 문을 닫은 모습

캡슐 룸들이 모여 있는 모습

 

 

 

들어가서 누우니 꽤 안온하고 조용하다. 

에어컨 ..등이 잘 구비되어 있고 깨끗한 욕실이 복도에 몇개 구비 되어 있다

 

 일본은 그래서 여행자들이 오게 하기 위하여

유럽의 유레일 패스처럼 JR 퍠스나 지방마다 간사이 패쓰.....을 마련한 것으로

JR 패스를 사면 JR자가 붙은 모든 교통수단 (JR 전철, JR 국철, JR 버스,  JR 배, 노조미 등을 제외한 신칸센)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게 한 것이다.

 단, 우리나라와는 달리 JR이란 국철 만 있는 것이 아니고

아주 아주 많은 '사철(私鐵)"이 있어서 그런 구간은 JR pass 협약에 들은 몇 구간은 그들 것을

갈아타야 한다.

 그런데 아침 일찍 타야 삿포로에 3번을 갈아타고 밤늦게 도착하는 데

그렇지 않고 여유롭게 가려면 '동경'에서 하루 쉬고 그 다음날 아침에 잠시

동경에서 라멘을 먹고 오후 기차 타고 몇번 더 갈아타며

'하마나스' 라인의 밤기차 타고 21일 새벽에 삿포로 가는게 나을 듯 싶었다.

 

 일단 동경에서 하루를 지내기 위하여 숙소를 스마트 폰으로 예약하고 왔다.

숙소 역시 저렴하게 하는게 배낭여행의 컨셉이 아닌가?

젊은이들 같으면 호스텔이나 게스트 하우스면 좋겠지만

난. .. 그래도.. 아닌가?ㅎㅎ

그래서 호텔을 고르니 가장 저렴한게 3만원 대의 캡슐호텔이다.

배낭여행, 나홀로 여행에 , 새로운 체험의 컨셉에 맞기에 선택했다.

 일단 도쿄역에서 멀지 않으면서 아주 깨끗하고 생각보다 편하다.

걱정했던 분실 등은 라커가 해결해주고 잠자리는 아주 아주 깨끗하고

휴게실 안에 충분한 공간이 있어서 글을 쓰거나 스마트폰 쓴데 불편이 없었다.

잘 잤다.

 

 

머리 하얀 할머니가 운영하시는 역앞 우동가게 .

정말 맛있어서 한그릇 더 먹고 나올까 하다가

아쉬운 마음 돌이키고 나온...

일본 여행중 제일 맛있게 먹은 음식.

 

 

그리고는 다음날 일찍 일어나

신주쿠, 하라주쿠..역 등을 전전했다 .

시간 때우기 위해....

오후 2시경에 신칸센 히까리 를 타고 '하치오네' '신아오모리' 등을 두번 거쳐

밤 기차로 유명한 '하마나스'를 갈아타야 한다.

 

 후쿠오카와 동경은 각각 가족 여행, 병원 실크로드 중창단 팀 공연위해 들렀던 곳이라

별 매력을 못느끼는 터라 잠시 거쳐 가는 곳이다.

 

 

 

하마나스 노비노비.모포와 베게 만 있다 위 아래층 .무료 침대칸이기에 인기가 많아JR 패스 개시할 때 미리 미리 예약하여야 한다.

 

 

 JR 패스에 대하여 약간 더 적어야 겠다 .

일본 철도에는 크게 우리나라의 KTX인 '신칸센' 이 있다.

거기에 무궁화 급이나 비둘기...급인 쾌속, 특급 , 보통.. 이 있고

도시에는 전철과 지하철이 엄격히 구분이 되어 있다.

그리고 신칸센은 북해도까지는 연결이 되어 있지 않으나

03.06부터는 하코다테라는 곳 까지 연결될 예정이라고 가는 곳곳 마다 환영 팜플렛이 즐비했다.

JR 은 국철이고 나머지는 사철로 거미줄 같이 연결되어 있으며

특별한 일이 아니고는 시간이 정확하기로 유명한게 일본의 철도다.

JR 패스로는 위에 얘기한 대로 거의 대부분의 신칸센과 JR 자 붙은 운송수단과

몇몇 사철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으나

 

 

동경 역 신칸센 열차

신아오모리까지 가서 나뉘어 져 서로 다른 곳으로 간다.

노조미 (가장 최근에 개발된 신칸센 기차로 타 신칸센이 250km/hr인데 반해 300km/hr)와 고즈미(?) 급은

동경 근처의 몇 라인에서는 무료로 타는게 불가하다.

 한편 기차에는 일부 라인의 '지정석'만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거의 모두 '지정석'과 '자유석'이 있다.

자유석은 예약을 안하고 아무 자리에 앉을 수 있지만

지정석은 미리 예약을 해야만 탈 수 있고

더더구나 노비노비 칸 같은 경우는 비싼 교통비에 허덕이는 사람들에게

꿈같은 찬스가 아닐 수 없다.

그래서 예약을 먼저 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나도 '후쿠오카'역에 도착하자마자 미리 올라가고 내려오는 모든 노비노비칸 예약을

미리 했다.

 

 

. 북해도에 가까워질 수록 기차내 광고 전단지 내용이 달라진다. 개인용 제설 기계.ㅎ

 

 

  총 팔일의 여행기간 동안 밤 배, 밤기차 두번 해서

총 3일의 호텔 숙박비를 아낀 샘이다.

다행이도 이빨 가는 사람도 , 방귀 자주 끼는 사람도 , 코고는 사람도 없어서인지

밤 10시에 세번 째로 갈아탄 하마나스 기차 안에서 역시

푹 쉬고 잘 잤다.

한번도 안깨고 ..

잘먹고 잘자야 배낭여행은 힘이 덜 든다.

 

 정말 요번 여행은 시초부터

적은 일인실 밤배,

적은 캡슐호텔

적은 공간의 노비노비 밤차...

더구나 적은 짐의 충주 숙소 생활....

그럼에도 잘 자고 잘일어나고 별 불편이 없었다 .

 

사람들이 사는데

그리 많은 것이 과연 필요 한 것인가...

생각이 드는 여행이었다.

 

무엇이 그리 대다수 평범한 그들에게

더더더 하게 만들었던가?

필요없는 것들... 전혀 가지고 갈 수 없는 것들...

'적신(赤身)으로 왔다가 결국 적신으로 가고 마는'

빈손 인생인 것을..

사람들의 영혼 안이 비어서 그런 것이다.

그 허전함을 비교와 탐욕으로 채우기 때문에...

 

잘 잤다.

아무 것도 없는 나...

하나님으로 내 영혼 채우니

없어도 편하고

부족해도 자유롭다.

(계속 고백이지만 의사로서 가장...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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